“그걸 왜 압수합니까?”…‘스시자로’ 부른 비싼 마운자로, ‘에페’가 대안될까 [의사소통]

日 마운자로 원정 부른 ‘스시자로’ 열풍
장형우 “규제보다 환자 부담 낮춰줘야”
국산 ‘에페’엔 “10만원선이 게임체인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싸게 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이른바 ‘스시자로’ 원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보다 저렴한 약값에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항공권 비용을 포함해도 국내에서 처방받는 것보다 싸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의 비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촬영본과 마운자로 원정 처방을 주제로 AI를 활용해 재구성한 이미지.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

 

비만치료제로 약 40㎏을 감량한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에서 “마운자로 반입 규제가 과연 환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규제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일본에서 불법으로 사는 것도 아닐뿐더러 들여오는 과정에서 문제를 줄이려면 냉장 보관을 잘해서 들고 들어오면 되지 않겠느냐”며 “치료가 필요한 비만 환자의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시자로’ 열풍의 가장 큰 배경은 가격이다. 국내에서 마운자로는 비급여로 처방돼 약값을 환자가 전액 부담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인정돼 정부가 정한 약값을 기준으로 가격이 형성된다. 2.5㎎ 기준 한 달 치 약값은 약 5만원 수준으로, 국내에서 약 28만~30만원에 처방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국내에서는 비만치료제의 해외 반입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유해 의약품에 해당해 수입요건 확인 면제 추천서가 없으면 수량과 관계없이 반입할 수 없다. 국내 반입이 제한되다 보니 일본 현지에서 직접 투약하고 돌아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열린 ‘짝퉁 마운자로 등 해외 반입 유해의약품 반입 차단 강화 브리핑’에서 관세청 직원이 짝퉁 마운자로 등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일본의 일부 소규모 병원과 클리닉도 이런 수요를 겨냥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주요 사이트에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마운자로 등을 처방하는 의료기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장 교수 역시 국내 마운자로의 높은 가격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릴리코리아가 마운자로 가격을 전반적으로 낮춰도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가격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세계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비만치료제 해외 반입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 화면 캡처

 

이처럼 높은 약값이 비만치료제 선택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올 연말 출시 예정인 K-치료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제약사 한미약품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다.

 

에페는 힐라몬스터라는 도마뱀의 독액을 본떠 만든 ‘에페글레나타이드’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체내에서 GLP-1을 분해하는 효소인 ‘DPP-4’에 대한 저항성이 다른 비만치료제 성분보다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에페 투여군의 40주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로 나타났다. 10% 이상 감량한 참가자는 49.46%였으며, 개인별 최대 체중 감소율은 30.14%였다.

 

장 교수는 에페가 기존 수입 치료제보다 저렴하게 나온다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에페 판매가가 10만원에 근접해야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충분한 가격 차별을 만들지 못하면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 비만 주사치료제 마운자로가 놓여 있다. 뉴시스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페를 시작으로 기존 최고 용량인 2.4㎎의 3배에 달하는 ‘위고비 7.2㎎’ 고용량 제제가 국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도 있다. 최근 임상 3상에서 12㎎ 투여군은 80주 동안 평균 체중의 28.3%를 감량했고, 참가자의 45.3%는 체중을 30%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레타트루타이드의 체중 감량 폭 자체가 마운자로 최대 용량보다도 훨씬 크다”며 “전신마취와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큰 비만대사수술의 필요성 자체를 많이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구킹’ 장형우 교수와 함께 알아보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