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어인 줄 알았는데’…20년 전에 이미 쓴 ‘야르’

2003년 영화·2006년 사전·2009년 ‘꽃남’서 사용 기록 확인
최근 1020세대 중심 재유행…‘야르하다’ 등 서술어로도 확장

최근 102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표현 ‘야르’가 새롭게 생겨난 신조어가 아니라 약 20년 전에도 사용됐던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2009년 방영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메이킹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화면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는 2009년 방영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메이킹 영상과 함께 당시 배우 이민정이 아역 배우에게 “‘야르’는 알지?”라고 묻는 장면이 공유됐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를 계기로 ‘야르’가 2000년대부터 쓰이던 표현이라는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야르’의 사용 기록은 200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배우 봉태규는 지난 5월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봉태규입니다’에서 2003년 개봉한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애드리브로 ‘야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봉태규입니다'에서 야르의 원조를 언급했다. 유튜브 'SBS Radio 에라오' 숏츠 캡처

2006년 1월 네이버 오픈사전에도 ‘야르’가 등재됐다. 당시 사전에는 ‘10대들 사이에서 좋다는 뜻으로 쓰인다’는 설명이 붙었다.

 

2008년 5월 방영된 MBC 예능 ‘무한도전 제1회 무한 창작동요제’ 특집에서는 방송인 정형돈이 노래를 부르며 ‘야르’라고 외치는 장면도 등장했다.

 

2009년 방영된 ‘꽃보다 남자’ 메이킹 영상에서도 이민정이 아역 배우에게 “‘야르’는 알지?”라고 묻는 장면이 확인되면서, 최근 유행하는 표현이 적어도 2000년대부터 사용돼 왔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다만 현재의 ‘야르’는 과거와 비교해 쓰임새가 넓어졌다.

 

2000년대 초반에는 ‘앗싸’, ‘나이스’처럼 기쁨이나 흥분을 나타내는 감탄사로 주로 사용됐다면, 최근에는 ‘-하다’를 붙여 ‘야르하다’처럼 표현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이 음식 야르하다’, ‘분위기 야르함’처럼 특정 대상이나 상황이 좋다는 의미를 나타내며 감탄사를 넘어 서술어 형태로까지 활용되는 것이다.

네이버 오픈사전 '야르' 검색 결과. 네이버 오픈사전 이용화면 캡처

과거 유행어가 디지털 공간에 기록된 점도 재유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방송 영상이나 포털 사전 등에 남아 있던 표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시 공유되면서 새로운 세대에게 재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쓰여 온 ‘야르’가 최근 다시 유행하면서, 과거의 유행어가 새로운 세대의 언어문화 속에서 다른 형태로 되살아나는 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