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로펌행 공직자, 10년새 5배 증가”…금감원 통과율 99% ‘프리패스’

공직에서 물러난 뒤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의 수가 최근 10년에 걸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출신 대부분이 취업심사를 통과하는 등 기관별 심사 통과율도 높은 편이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의 수가 최근 10년에 걸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가 30일 발간한 ‘2016∼2026년 로펌행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분석’ 이슈리포트를 살펴보면,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10여년간 모두 592명이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통과해 로펌에 입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의 경우 로펌 취업자는 15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78명으로 10년간 5배 이상 취업자가 증가했다. 특히 2021년부터 수가 달라졌다. 2020년만 해도 27명이었던 대형로펌 취업자는 2021년 79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2023년엔 세 자릿수에 육박하는 99명이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23.6명이었던 취업자 수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 82.8명까지 늘어났다.

 

취업자 중 가장 비중이 큰 곳은 경찰로 175명에 달했다. 2020년까진 매년 한 자릿수였던 경찰 퇴직 로펌 입사자 수는 2021년 48명, 2022년 37명, 2023년 31명으로 증가했다. 경찰만큼 두드러지는 기관은 금감원이다. 같은 기간 금감원 퇴직자 중에선 72명이 로펌에 입사했는데, 이 기간 취업심사 통과율은 98.6%에 달해 단 1명을 제외하면 전원이 심사를 통과했다.

참여연대 제공

참여연대는 “이 시기 대형로펌들의 퇴직 공직자 영입이 급증한 것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출신 전관 영입, 같은 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등 금융 관련 규제 강화, 순환출자나 분식회계 등 대기업 회계 관련 수사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금감원 출신 전관 영입 확대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기관의 취업심사 통과율은 높은 편이었다. 경찰청 소속 퇴직자의 경우 심사 통과율이 65.3%, 검찰청 퇴직자는 72.5%였으나 금감원은 거의 전원이 통과했다. 법무부(88.0%), 외교부(95.5%), 대통령비서실(90.5%), 국방부(94.4%), 국가정보원(93.8%), 국세청(91.7%) 등 다른 기관들도 대부분 통과율 90%를 넘겼다.

 

참여연대는 “금감원은 금융회사 감독, 자본시장 감시 및 불공정거래 조사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금감원 퇴직 공직자가 기업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대형 로펌에 취업하는 것은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며 “비서실 퇴직자 역시 대통령 국정운영을 보좌하고 다양한 정부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지난 10년간 단 2건을 제외하고 모두 심사를 통과했다. 이는 취업심사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참여연대 제공

참여연대는 “수사 및 규제 대응 중심으로 대형로펌의 퇴직 공직자 출신 영입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이해충돌 우려가 큰 만큼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가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기계적인 취업심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소위 ‘전관 시장’의 추세 변화 등을 고려해 퇴직기관과 로펌 간의 업무 관련성 심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