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시철도 2호선으로 건설되는 수소트램(노면전차)이 기술적 한계로 2030년 개통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램의 급전 방식을 배터리·가선 혼용에서 수소연료전지로 변경한 과정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는 가선 등을 포함한 급전방식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시민사회연대회의는 30일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소연료전지로 달리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형식승인 지연과 기술검증 문제로 2030년 개통을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대전시는 차량 발주 당시 제안요청서에 임시 기술기준 제정을 포함시켰다”며 “수소연료전지로 달리는 무가선 트램에 적용할 기술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수소트램 건설을 강행했다”고 규탄했다.
연대회의는 “내년 하반기에야 차량제작에 들어갈 수 있는데 기술기준 고시와 형식승인, 18개월이 걸리는 차량제작, 시운전 가운데 어느 하나만 어긋나도 2030년 개통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수소생산·충전부지 부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연대회의는 “대전시는 대덕구 연축차량기지내에 수소 생산·충전시설을 건설하려고 했으나 이는 개발제한구역법 상 이행이 어렵다”며 “대체부지와 준공 목표를 제대로 시민에 설명하라”고 강조했다.
급전방식을 수소트램을 변경·선정한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시 철도정책위원회가 아닌 별도의 평가위원이 수소트램을 결정한 후 본입찰 공고를 낸 건 사실상 ‘밀실 평가’라며 사유 공개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가선 방식과 구간 개통 등 다양한 대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며 “진행 중인 변경 용역의 과업에 이를 즉시 포함시키고 철도정책위원회를 공개적으로 열어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트램 전면 백지화’를 포함한 전면 재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강희린 개혁신당 대전시당위원장은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 교통은 현재 트램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고 10월부터는 대덕대교를 비롯, 통제되는 도로가 점차 늘어날 예정”이라며 “건설계획의 수차례 변경에 따른 시민 불편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시점에서 트램 건설을 일시중지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 위원장은 “허태정 시장은 약 5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돼 사업을 그대로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사업 추진의 판단은 과거의 매몰비용이 아니라 미래의 투입비용과 효과를 바탕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무작정 사업을 백지화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 관성적으로 진행 중인 트램 공사를 일시 중지하고 예정대로 수소트램을 진행할 지, 수소대신 가선 급전방식으로 바꿀지, 공사구간을 이용해 중앙버스차로 BRT로 운영할 지, 전면 백지화할 지를 시민과 함께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트램 취지는 단순히 트램을 건설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가용 이용을 불편하게 만들어 도시를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무리하게 트램 건설을 밀어붙이기 보다는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 건설을 고려해 장기적인 교통 로드맵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건설·급전방식이 수차례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2023년 11월 수소트램으로 확정해 이듬해 12월 첫 삽을 떴다. 건설계획이 확정된 지 28년 만이다. 당초 개통 시기는 2028년 말이었으나 보상과 공정 지연 등의 영향으로 개통 시점은 2030년 하반기로 2년 가량 늦어지게 됐다. 건설 총사업비도 껑충 뛰었다. 2020년 기본계획 승인 당시 7492억원이었으나 올해 6월 기준 1조 6584억원으로 폭등했다. 공사가 장기화하면서 교통 불편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