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신 연대 ‘공회전’… 조율 없이 메시지만 주거니 받거니

범여 통합 지지부진

김민석 향해 “아직 당대표 선거 중
최소한 연대 통해 총선 준비해야”

민주 “앞으로 좋은 결과 이어질 것”
혁신당 소통 불만에 기존 입장 유지

경기 평택을 재선거 관련 징계 문제
교섭단체 요건 완화 갈등 등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차기 총선·대선 승리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던 ‘구조적 다수’ 구축을 위한 범진보 진영 연대론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신경전 장기화로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취임 직후 대통합추진단을 설치하며 연대·통합에 시동을 걸었지만, 혁신당은 양당 간 조율 없는 메시지가 반복되고 있다며 불만을 키우고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한 사과와 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을 요구하며 민주당의 ‘맏형 역할’을 공개 압박하는 모습이다.

전남광주 예산정책협의회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운데)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전남광주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지역 예산과 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각 지역을 돌며 예산정책협의회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날 전남광주 지역에서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정책 지원을 강조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30일 YTN라디오에서 김 대표를 향해 “연대와 통합이 실질적인 목표인지, 연대와 통합 공세를 통해 민주당 내부와 민주·진보 진영 전체에 본인의 주도권을 확인하고 싶은 것인지 판단을 못하겠다”고 직격했다. 지난 8월 김 대표가 혁신당을 예방한 이후 별도 만남이 없었다며 “사람이 대화할 때는 눈을 보고 얘기해야 한다. 카메라를 쳐다보면서 얘기해서는 대화가 안 된다”고도 했다.

 

신 대표는 “최소한 연대를 해서 2028년 총선을 같이 준비하지 않으면 정말 힘들어진다”며 “이재명정부도 2030년까지 집권 하반기가 너무 힘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여전히 당대표 선거 중인 것 같은 느낌”이라며 “맏형이 그러고 있으면 다른 집안 사람들 다 힘들다”고 말했다. 합당에 대해서는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교섭단체 요건 완화도 갈등 요인이다. 김 대표는 현행 20석을 15석으로 낮추자고 했지만 혁신당은 10석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12석인 혁신당은 10석이면 단독 교섭단체가 가능하지만 15석으로는 불가능하다. 신 대표는 김 대표의 15석안을 두고 “혁신당이 단독 교섭단체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느낌으로 읽힌다”고 했다. 혁신당은 대선 직후 범진보 정당 원탁회의에서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합의한 만큼 민주당이 이행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연대·통합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양당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혁신당 측 불만에 대해 “항상 정치라는 게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그 가운데 큰 정치적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결국 하나가 돼야 한다는 데 방점이 있는 것 아니겠나. 앞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당 대표가 30일 당 민생기병대가 국회에서 '농지제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농지전수 조사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집권 세력이 민생에 집중하지 않고 ‘뉴’니 ‘올드’니, ‘친명’이니 ‘반명’이니 하는 프레임에 갇혀 있거나 조장한다면 주권자는 회초리를 들 것”이라고 했다. 민생·복지 분야의 ‘메가 프로젝트’를 국정의 한 축으로 세우라고도 촉구했다.

 

양당 간 감정의 골은 경기 평택을 재선거를 둘러싼 징계 문제로 다시 깊어졌다. 혁신당은 조 원장을 도왔던 유승영 전 평택시의회 의장에 대해 민주당 경기도당이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강하게 반발했다. 유 전 의장은 지난 5월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민주당 경기도당 윤리심판원은 8월10일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다고 결정했다.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조국을 도우면 당을 떠난 뒤에도 끝까지 쫓아가 응징하겠다는 메시지”라며 “조국혁신당 당원이 혁신당 선거운동복을 입고 조 후보 선거운동을 한 것이 왜 민주당의 제명 사유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징계 사유 확인 결정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정 총장은 연대·통합 자체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실천 계획과 방식이 좀 더 확실하게 담보된 다음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통 큰 정치, 대국적으로 정치를 했으면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모든 사람을 다 징계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