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병하던 쌍둥이 형 살해한 50대에 징역 18년 구형

"온전한 정신으로 계획 범행"…피고인 측 "약물 부작용으로 블랙아웃"

오랜 기간 병간호해 온 쌍둥이 형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50대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30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송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50대 남성 A씨의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원지법.수원고법 전경. 연합뉴스

검찰은 "범행이 상당히 잔인했다"며 "수사기관에 살해 동기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과 직전의 행적이 담긴 CCTV 영상 등을 고려하면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반면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수면제 등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일종의 '블랙아웃'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최근 사업 악화로 인한 우울증과 수면장애로 수면제 등을 증량하면서 기억을 잃거나 배회하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오랜 기간 피해자의 주거비와 생활비를 부담해온 실질적 부양자였던 만큼 범행으로 얻을 이익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A씨 역시 최후 진술에서 "의사 처방을 거친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복용한 뒤 이처럼 무자비한 일을 벌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제게 다시 살아갈 기회를 주신다면 평생 형에게 속죄하며 살겠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 5월 22일 오전 3시 30분께 오산시의 한 빌라에서 잠들어 있던 쌍둥이 형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뇌전증 등을 앓는 B씨를 위해 거처를 마련해주고 오랜 기간 경제적 지원과 병간호를 도맡아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범행 직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며, 수사 과정에서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마음먹은 상태에서 '내가 죽으면 형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30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