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유도 2세 장세윤(KH필룩스)이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에 값진 은메달을 안겼다.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에서 따낸 첫 메달이다.
장세윤은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2㎏급 결승에서 시타 카담보예바(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 골든스코어 끝에 반칙패했다. 두 선수는 정규시간 4분 동안 지도 2개씩을 받으며 득점 없이 맞섰다. 연장 1분49초 장세윤이 상대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잡은 것이 비디오 판독으로 확인되면서 세 번째 지도를 받았다.
금메달을 눈앞에 뒀던 장세윤은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훔쳤다. 이내 감정을 추스른 그는 “저 자신한테 만족스럽지 못해서,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 이미 벌어진 결과는 다시 수습할 수 없으니 다음 경기에서 잘하는 게 정답인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국가대표 유도 선수였던 부모를 따라 유도를 시작한 장세윤은 서울체중, 서울체고, 한국체대를 거쳐 지난해 KH필룩스에 입단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금메달과 아시아선수권 동메달을 따내며 국제무대 경쟁력을 확인했다.
최원 KH필룩스 유도단 단장은 “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기술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국내 여자 선수 중 가장 근성이 좋아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였다”며 “입단 후 황희태 감독, 김성연 코치와 체력과 발기술 위주의 집중훈련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큰 벽은 일본의 후지시로 고코로였다. 장세윤은 후지시로와 세 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고, 특히 굳히기에 약점을 보였다. 대표팀과 소속팀은 잡기와 방어를 중심으로 맞춤 훈련을 진행했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는 골반 부상까지 겹쳤다. 개막 열흘 전까지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면서 마음고생도 컸다. 과거 장세윤을 지도했던 송대남 용인대 교수는 “세윤이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많이 울었다”며 “‘너 자신을 의심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장세윤은 16강에서 사비라 코좀베르디예바(키르기스스탄)를 경기 시작 16초 만에 한판으로 제압했고, 8강에서는 쉬아오위(중국)를 경기 종료 46초 전 기술로 눌러 한판승을 거뒀다. 준결승에서는 후지시로와 다시 만났다. 정규시간을 지도 2개씩으로 마친 장세윤은 연장 골든스코어에서도 공세를 이어갔고, 후지시로의 공격 과정에서 세 번째 지도를 이끌어내 반칙승을 거뒀다. 장세윤은 “후지시로에게 예전에 졌을 때는 매번 상대의 밭다리 자세에 당했다. 이번에는 그 포지션을 아예 주지 않으려고 연구를 정말 많이 했고, 밭다리 공격을 허용하지 않아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에서는 김민석(수원시청)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김민석은 이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슬란 아가다다예프(투르크메니스탄)를 7-2로 꺾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동메달이자 이번 대회 레슬링 첫 메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