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전체 아닌 작물 나는 곳만 냉난방 빠져나가는 열 잡는 다겹보온커튼 사용 딸기·화훼농 각각 40%·52% 비용 절감
온실 전체가 아닌 작물이 자라는 곳만 냉난방하거나 땅속의 열을 활용하는 등 시설농가의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기술이 보급되고 있다. 겨울철 난방과 여름철 온도 관리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시설농가의 에너지 사용을 줄여 경영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농촌진흥청은 시설농업의 냉난방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현재 농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16종의 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다겹보온커튼이 적용돼 있는 시설농가 모습. 다겹보온커튼은 보온성을 높인 고기능성 원단을 활용해 난방비를 40∼52% 절감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대표적으로 지열 히트펌프를 적용할 경우 원예시설의 난방비를 78% 줄일 수 있다. 지하 3m에 파이프를 매설해 물을 순환시켜 지열을 흡수하고 온실 등 농업시설 냉난방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농진청은 전체 시설원예 난방면적의 10%인 약 1300㏊에 보급하면 연간 1458억원에 이르는 난방비를 줄일 것으로 추산했다. 지열 히트펌프 설치는 농가가 2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비와 지방비가 지원된다. 농진청은 난방비 절감 효과만 고려하면 초기 투자비를 3.5년 이내 회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딸기 부분 냉난방 기술은 에너지 비용 절감과 함께 수확량도 늘릴 수 있다. 공기열 히트펌프로 만든 냉수나 온수를 온도에 민감한 부위인 작물의 관부와 뿌리 주변에 공급하는 기술이다. 온실 전체를 냉난방하지 않고 작물 생육에 필요한 부분의 온도를 조절해 냉난방 비용을 8~13%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10a(약 300평) 규모 딸기 시설을 기준으로 기존 온수보일러와 비교한 경제적 효과는 약 900만원, 수확량은 겨울철 43%, 여름철 2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진청은 투자비 회수기간을 3년 이내로 추산했다.
온실 내부의 공기를 순환시켜 난방에너지를 줄이는 기술도 있다. 토마토 재배시설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난방에너지 사용량은 13% 줄고 수확량은 7% 증가했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바람의 방향을 조절하는 풍향 가변형 공기순환팬은 난방에너지를 14.2%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에서 빠져나가는 열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에어로겔과 부직포를 결합한 다겹보온커튼은 열의 이동을 억제해 보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실제 농가 적용 사례에서는 딸기 농가의 난방비가 10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40% 줄었고, 화훼농가는 1200만원에서 580만원으로 52% 감소했다. 기존 부직포에 폴리폼 등을 여러 겹으로 누빈 다겹보온커튼도 부직포 커튼과 비교해 난방비를 46%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외에도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지하수를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도 있다. ‘순환식 수막시스템’은 지하수를 온실 지붕에 뿌려 보온한 뒤 뿌려진 물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온풍난방기와 비교해 난방비를 67% 줄이고 지하수 사용량도 81% 줄일 수 있다. ‘지하수 이용 수냉식 히트펌프 냉난방기’는 연중 섭씨 13~16도로 유지되는 지하수의 열을 냉난방에 이용해 기존 등유 온풍기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60~80% 줄일 수 있다.
농진청은 기존 기술의 보급과 함께 에너지 생산과 사용량을 관리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듀얼발전시스템’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태양광과 풍력이 서로 발전 공백을 채워주는 방식이다. 흐린 날은 풍력, 맑은 날에는 태양광을 주력으로 활용해 스마트팜의 에너지 자립률을 30% 이상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시설농가의 냉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과 지열 등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에너지 생산과 사용량을 함께 관리하는 기술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