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출신 최승호 PD “‘암살자(들)’ 논란, 진보 어른들이 선 그으면 안 되나”

SNS에서 “서로 미워하면 나라 온전할까”
與 박지원 겨냥하듯…“어떤 의원은 보라고”
논란 이후 배우 SNS에 비난…댓글도 막혀

MBC 사장을 지낸 뉴스타파 최승호 PD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린 영화 ‘암살자(들)’을 두고 “진보의 어른들이 ‘너무 나간 상상’이라고 선을 그어주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지난해 6월 유튜브 채널 ‘뉴스타파’ 라이브에서 4대강 사업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뉴스타파’ 영상 캡처

 

최 PD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80이 넘어서도 국회의원을 하고 계신 한 어르신은 영화를 더 보라고 그러시더라”며 “기가 막히다”고 적었다. 구체적으로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의원은 “DJ는 문화예술인들은 간섭하면 창작력이 후퇴하니 ‘지원은 하되 간섭은 말라’고 했다”며, “‘암살자(들)’은 픽션 영화”라는 말로 SNS에서 관람을 독려했다.

 

최 PD는 “육영수 여사가 저격당한 비극적 사건의 기획자가 박정희 대통령 혹은 그의 수하였던 중앙정보부라고 상상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좌우 균열을 더 심화하는 사건이라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남은 증거로 당시 사건의 여러 문제점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박정희 정권이 영부인을 죽인 범인이라 의심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면서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최 PD는 사건 후 사회의 분위기를 떠올렸다. 그는 “어린 나이였지만 육 여사 죽음이 대중에게 준 슬픔의 크기를 기억한다”며 “아내 영구차에 손을 올리고 망연한 표정을 짓던 박 대통령의 모습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박 대통령은 그 사건 후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고, 그 역시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고 덧붙였다.

 

최 PD는 “박정희란 인물은 과도 많았지만 대한민국이 오늘의 경제적 도약을 이루게 한 거인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를 빼고 대한민국의 오늘을 설명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현대사에 남긴 족적을 높게 평가한다면 그만큼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 평가도 높게 해야 균형이 맞다”며 “과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의 공적을 후세대가 자세히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이후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진보, 보수 균열을 매우 걱정스럽게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서로 미워하면 나라가 온전하겠나”라고 최 PD는 반응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 송출되는 영화 ‘암살자(들)’ 홍보 영상. 뉴스1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형사와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당시 정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재일교포 문세광이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겨냥해 총을 쐈고, 이 과정에서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 영화는 현장에서 들린 총성과 발견된 탄피 등을 둘러싼 의문을 단서로 문세광 외에 다른 총격 주체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극 중 일부 인물은 당시 중앙정보부 등 권력기관이 정치적 목적으로 사건을 계획했을 가능성도 가설 중 하나로 거론한다.

 

일각에서는 영화가 역사를 왜곡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출연 배우들의 SNS를 찾아가 비난을 쏟아내는 누리꾼들도 눈에 띄었다. 영화에서 신입 기자 한영일 역을 맡은 이민호의 SNS에는 ‘실망’ 등의 댓글이 달렸고, 조연으로 출연한 류혜영은 최근 자신의 SNS에 “‘암살자(들)’도 너무 재밌다”며 영화 홍보 글을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주연 배우 유해진이 모델로 출연한 한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유튜브 광고 영상은 현재 댓글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해당 브랜드 SNS에 게시된 유해진 관련 광고 게시물에도 댓글 작성이 제한됐다. 댓글 기능이 중단되기 전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에 유해진의 영화 출연을 문제 삼으며 광고 계약을 해지하라는 취지의 항의성 댓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