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철거 안 돼”…대구시, 철도공단 소송서 승소

국가철도공단이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동대구역 광장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철거 소송에서 법원이 대구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 전 대통령 동상은 당분간 현재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뉴스1

 

대구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권준범)는 1일 국가철도공단이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낸 구조물 인도(동상 철거)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시절인 2024년 12월 동대구역 광장에 건립된 박 전 대통령 동상은 철거 위기를 모면했다. 대구시는 당시 예산 6억여 원을 투입해 밀짚모자와 장화를 착용한 모습의 높이 3m 규모 동상을 세웠다. 이에 앞서 같은 해 8월에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서체를 활용한 높이 5m, 폭 0.8m 크기의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법정 공방의 핵심은 '사전 협의 여부'와 '광장 관리권'이었다. 국가철도공단은 지난해 1월 대구시가 소유주인 공단 측과 사전 동의나 협의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동상을 설치했다며 철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시는 2017년부터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동대구역 광장의 관리권을 위탁받아 적법하게 운영해 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광장 내 수많은 시설물 중 동상만을 특정해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를 펼쳤고, 법원은 대구시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로 대구시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은 일단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으나, 건립 초기부터 불거졌던 시민사회단체의 반발과 역사적 평가를 둘러싼 지역 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