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가 한국과 미국 간 대미 투자 프로젝트 추후 협상에서 가장 민감한 '뇌관'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발표했지만 정작 한미 양국이 공개한 공식 문서에는 투자가 확정됐다는 내용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알래스카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미국 측의 파격적인 사업성 보완 조치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투자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은 하이 리스크 사업"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은 현금 흐름이 창출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한정되기에 우리 기준에서 참여하기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8기 건설 사업과는 달리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예상 사업비조차 명시하지 않은 상태였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국문으로 발표한 팩트시트를 보면 "미국과 한국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하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돼 있다.
사업의 수익성과 경제성을 검증하고 국회 보고 등 국내 법적 절차도 충족해야 한다는 한국 측 조건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미국 정부가 공개한 팩트시트 역시 단정적인 표현 없이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과 모든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작업에 착수(commence working on Alaska LNG project)"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전부다.
결국 미국 측도 실무선에서는 알래스카 LNG 사업이 한국의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 절차를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접전 중인 알래스카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상원의원 지원을 위해 성과 부풀리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측의 일방적인 발표로 강한 투자 압박을 받게 된 우리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알래스카와 관련해서 양국이 합의한 것은 공동 팩트시트이며, 그게 합의 내용의 전부"라며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미국 측도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악명 높은지 알고 있다.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관세 관련 혜택이나 국내 기업의 시공 참여 등을 미국 측이 약속했다"며 "알래스카 사업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정치적 셈법을 앞세워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 역시 국익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추후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파열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