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에 뛰어들어 ‘엄지 척’…‘터미네이터’ 재현한 로봇 퇴역식

미국의 한 로봇 기업에서 인간형 로봇을 용광로에 넣어 폐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는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피규어AI’ 유튜브 채널 캡처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피규어AI(Figure AI)는 지난달 30일 구형 휴머노이드 로봇 ‘F.02’를 실제 용광로에 넣어 폐기하는 장면을 담은 ‘F.02 Decommission’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F.02가 핀란드 이마트라의 제철소에서 75t 규모 전기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회사는 해당 장면이 실제 로봇을 핀란드로 운송해 촬영한 것이며, 인공지능(AI)로 생성한 영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피규어AI’ 유튜브 채널 캡처

F.02 폐기는 차세대 모델 F.03의 생산 확대에 따른 결정이다. 회사는 F.02에 자체 개발한 액추에이터 등 독자 기술이 적용된 만큼, 로봇을 하나씩 해체할 경우 핵심 기술이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체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차세대 F.04 개발에 투입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이유도 고려됐다.

 

용광로 투입을 위한 준비도 별도로 진행했다. 피규어AI는 미국 본사에 대형 에어백을 설치한 뒤 F.02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동작을 훈련시켰다. 이후 핀란드 제철소에서 실제 전기로를 향해 몸을 던지도록 했다.

‘피규어AI’ 유튜브 채널 캡처

특히 마지막 장면은 1991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2’가 떠오르도록 의도적으로 연출했다. 영화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T-800이 자신을 만든 기술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도록 스스로 용광로에 들어간다. 특히 용광로에 몸이 잠기며 마지막으로 엄지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슈워제네거도 이번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F.02는 BMW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투입돼 11개월 동안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일했다. 피규어AI에 따르면 F.02는 1250시간 이상 가동되며 9만개 이상의 부품을 운반했고, BMW X3 3만대 이상의 생산 과정에 참여했다. 피규어AI는 용해된 F.02의 금속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와 한정판 기념품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