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와 공소·중수·경찰 수장 공백 수사 역량 약화 사회적 약자에 불리 ‘나쁜 놈 전성시대’ 반드시 막아내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사흘 앞둔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맨홀 뚜껑에 새겨진 검찰 글자를 지우기 위해 연마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9.29. jini@newsis.com
기존 검찰청을 대체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오늘 출범한다. 1948년 정부 수립 후 78년 만의 형사사법 대전환이다. 그런데 공소청·중수청 둘 다 수장이 없고 인력은 부족한 채로 ‘개문발차’했다. 여기에 공소청을 지휘할 법무부 장관 그리고 중수청과 나란히 수사를 주도할 경찰청장 역시 공석이니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 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에 따라 검찰에 계류돼 있던 미제 사건들이 중수청 및 경찰로 뿔뿔이 흩어지는 현실이 걱정된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합심해 범죄 피해자 등 국민의 불안을 불식해야 한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은 중수청이다. 당장 오늘부터 부패, 경제, 마약 등 7대 중대 범죄를 수사해야 하는데 청사도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황이다. 다른 수사 기관들과 사건 기록을 주고받을 통신망은 아직 설치조차 안 됐다. 조직 구성원들 간의 업무 분장도 이뤄지지 않아 수사관들은 “출근해도 어디서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자체 유치장이 없어 인근 경찰서를 빌려 써야 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나마 어제 청와대가 공석인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전 검사장의 임명 절차를 서두르겠다고 한 점은 다행스럽다.
그간 보이스피싱, 증권 범죄 등 수사는 검찰과 경찰이 나란히 동참하는 ‘검경 합동수사부’가 담당해왔다. 그런데 합수부에 파견된 검사들의 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검사가 참여하는 합수부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신설된 중수청 합동수사과가 해당 사건들을 넘겨받는다고 하는데, 신생 기관으로서 과연 그럴 만한 수사 역량이 갖춰졌는지 의문이다.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권 폐지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본질적으로 행정공무원인 특사경이 검사 지휘 없이 수사 활동을 하다가 국민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과 제주 여성 실종·변사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경찰 간부 아들인 장은 경찰로부터 사실상 봐주기 수사를 받았고, 제주 여성은 지인들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으나 묵살됐다. ‘범죄자는 웃고 피해자만 우는 세상’이란 지적이 넘쳐난다. 검사 보완수사권이 사라진 지금 ‘14만 공룡 조직’ 경찰을 견제할 기구나 수단이 과연 제대로 마련돼 있나. 옛말에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했다. 당·정·청은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할까 염려하는 국민의 탄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