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억 성과급·470억 손배소 취하에도 고공농성…한화오션, “불법 점거 엄정 대응”

웰리브 사용자성 법적 다툼…단독 교섭 의사 재확인
크레인 점거에 안전 우려…농성 중단·현장 복귀 촉구

한화오션은 1일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지회)가 불법 점거 고공 농성에 돌입한 것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유감의 입장을 밝힌다”며 “법이 정한 절차와 원칙에 따라 교섭과 불법 점거 농성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소속 강인석 하청지회장 등 조합원 6명은 전날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사업장 내 크레인 등에서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하청지회는 지난 3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원청과 교섭할 길이 열렸지만 한화오션이 교섭을 회피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고공 농성에 들어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 조합원들이 크레인에 올라가 있다. 금속노조 제공 

한화오션은 이날 입장문에서 “현재 진행 중인 금속노조 웰리브지회와의 교섭 관련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소송 제기 등의 법적 절차는 원청과 하청 간 사용자성 인정 범위에 대해 법원의 명확한 판단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화오션은 교섭 의무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경우 이를 존중해 후속 절차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그동안 하청지회에 대해서 교섭 의사가 있음을 여러 차례 명확하게 밝혔다”며 “지금이라도 하청지회가 웰리브지회를 제외하고 하청지회 단독으로 회사와 교섭을 하겠다고 입장을 바꾼다면, 회사는 하청지회와 지금이라도 바로 교섭에 응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청지회는 웰리브지회와 공동교섭이 아니면 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이에 하청지회와의 교섭은 현재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노동위원회에서는 웰리브지회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였으나 회사로서는 타사 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법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워 법원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하청지회와의 교섭이 장기간 교착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에 지난 7월20일 행정소송 이외에도 신속한 판단이 이루어지는 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하청지회가 하청지회 및 웰리브지회 모두에 대한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가동 중인 필수 생산시설인 크레인 점거에 돌입한 것은 통상적인 쟁의행위의 정당성 수준을 현저히 벗어난 불법점거에 해당한다”며 “명백한 노조법 위반이자 업무방해죄 등에 해당할 수도 있는 행위”라고 했다.

 

한화오션 사업장의 이 같은 갈등은 노동위원회가 지난 6월 급식·세탁 등 비핵심 업무까지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면서 촉발됐다. 재계에선 정부 해석지침만으로는 교섭 의무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사한 선례가 쌓이면 중견·중소기업의 청소·경비 등 용역 업무로까지 원청 교섭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청이 책임져야 할 근로조건과 교섭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선 결국 법원 판단이 불가피하다는 게 기업들의 시각이다.

 

한화오션은 “현재 회사로서는 하청지회와의 교섭의무와 별개로 이를 정당한 쟁의행위 범위로 인정할 수 없는 ‘불법점거’라고 판단하기에 유감의 입장을 밝힌다”며 “그동안 협력사와의 실질적인 상생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청지회가 불법 점거 농성을 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올해 초 협력사 근로자들에게 원청 직원과 동일한 비율의 성과급을 적용해 약 1만명의 협력사 근로자에게 총 89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했다”며 “그럼에도 회사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구하고 있는 과정을 무시하고, 불법 점거 농성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압박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형 구조물과 중장비가 상시 가동되는 조선소에서 고공농성을 지속하는 것은 참여자 본인은 물론 현장 동료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정상적인 사업장 운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농성 참여자들에게 농성 중단과 안전한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