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다르크’의 정치력이 그리운 이유 [동서남북]

“경험해 본 사람이 알려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합니다.”

1일 오전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를 우회적으로 반박하며 선명성 경쟁에 날을 세운 듯한 글 한 편이 올라왔다.

오상도 사회2부 기자

같은 시각, 정작 1400만 도민의 삶이 걸린 도의회와의 추가경정예산안 협상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10월로 넘어왔다. 당장 이날부터 노인장기요양급여(1234억원), 학교 급식비 지원(584억원), 결식아동 급식 지원(75억원) 등 필수 사업 집행에 차질이 우려됐다. 전임 집행부가 세운 9개월치 ‘미생 예산’ 탓이라지만, 5465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안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민생 예산 역시 시한부 위기에 내몰렸다. 시·군과 교육청의 대응으로 파행은 가까스로 피한 상태다.



민선 9기 출범 100일을 앞둔 도정 현주소는 아슬아슬하다. ‘재정 비상’을 이유로 산후조리비 지원 삭감까지 통보했던 도는 정작 12억원의 도비를 들여 새 도지사 관사를 확보했다. 청원 게시판이 도지사 사퇴 요구로 도배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반면 추 지사는 검찰개혁과 내란세력 척결을 앞세워 중앙정치의 중심에 섰다. 7일 예정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 역시 일방적 홍보나 해명의 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지 않다. 수백명의 취재진을 모아놓고 사회자가 지명하는 일부 질문만 받으며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건 소통이라 부르기 어렵다.

과거 이재명 지사 시절 불쑥 기자실에 들러 소파에 앉아 한 시간 넘게 도정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던 모습이나 전임 지사 시절과 비교해도 현장과의 스킨십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번 회견은 추 지사에겐 당선 이후 출입기자들과의 첫 대화의 장이다.

경기도는 추 지사의 기자회견 때 새로운 상징 이미지(BI)도 공개한다. 이재명 지사 시절 개정된 ‘ㄱㄱㄷ’ 상징물에 비판적이기 때문이란 얘기도 들린다. BI 교체에는 수억원의 용역비 외에 간판·시설물·공문서 등의 교체비까지 상상을 초월한 돈이 들어간다.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란 해명에도 혈세 낭비란 지적이 따를 전망이다.

2004년 새천년민주당 선대위원장과 2017년 당 대표 시절 만났던 추미애란 정치인은 멋졌다. 강단과 온정을 함께 보여줬던 ‘추다르크’의 정치력을 기억한다. 정치는 명분과 진정성, 세련된 쇼맨십이 결합한 예술이다. 지금 추 지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