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는 한국군의 핵심 장비들이 대거 등장했다.
‘괴물미사일’이라고 불리는 현무-5 탄도미사일 등 한국형 3축 체계와 무인·로봇 등 미래 무기체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기념식에선 ‘천광’ 레이저 대공무기의 새로운 파생형과 군집무인기, 드론 요격기 등의 무기들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드론 공격과 방어, 신속한 전개·화력 사용이 강조되는 추세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드론 전쟁’ 기술 성과 과시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천광’으로 불리는 레이저 대공무기였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드론과 무인기를 근거리에서 고에너지 레이저로 타격하는 장비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16∼2019년 기술개발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레이저 출력 20㎾, 사거리는 3㎞ 이하였다.
이후 2024년에 전력화됐는데, 초기 성능은 큰 차이가 없었다. 이후 레이저발진기를 국산화하는 등의 작업을 거쳐 출력을 30㎾로 높였다.
현재 군에 배치된 것은 주요 시설 보호를 위해 특정 장소에 고정적으로 설치되는 블록Ⅰ이다.
드론은 1∼2초 내 격추가 가능하다. 레이저를 한 번 쏘는 비용도 1만∼2만원에 불과해 지대공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하다.
블록Ⅰ 외에도 소형화·경량화 작업을 거쳐 차량에 탑재되는 블록Ⅱ도 개발될 예정이다.
이날 기념식에선 흰색 트레일러 대형 차량에 탑재된 100㎾ 레이저 대공무기, K877 차륜형지휘소용 차량에 탑재된 30㎾ 레이저 무기도 공개됐다.
100㎾ 레이저 대공무기는 주요 기지를 겨냥한 로켓탄, 순항미사일, 자폭드론, 박격포탄 공격을 저지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
낙하속도가 빠른 로켓탄과 박격포탄 공격을 정밀 요격하면, 대도시에 있는 국가 중요시설이나 군사시설 보호가 한층 용이해진다. ADD가 개발을 진행중이다.
K877 차륜형지휘소용 차량에 탑재된 30㎾ 레이저 무기는 야전에서 기계화부대 등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저지하는데 유용하다는 평가다.
30㎾ 레이저발진기와 발사장치, 전자광학추적장치 등을 차량에 결합한 모양새다.
‘천광’ 블록Ⅰ이나 100㎾ 레이저 대공무기 차량보다 작은 K877에 레이저 발사·추적 장치를 탑재하고자, 기존보다 향상된 기술이 적용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대드론 요격무인기도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샤헤드 자폭드론을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스팅’ 등의 요격 드론으로 저지하는 개념과 유사한 무기다.
대드론 요격무인기는 ADD 주도로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개발이 시작됐다.
국방부의 설명에 따르면 최고속도는 시속 200㎞, 운용시간은 15분이다.
동체 중심에 주익이 있고, 엔진이 위치한 후미에는 접이식 X자형 날개가 부착됐다.
북한군 로켓탄 공격을 저지하는 장사정포요격체계에 속한 탐지레이더를 활용한 레이더를 사용해서 수십㎞ 거리에서 로켓탄 등을 포착할 수 있다.
레이더로 북한군 드론을 탐지하면, 요격기가 이를 토대로 드론에 접근한다.
최종단계에선 요격기에 탑재된 탐색기로 표적을 포착해서 타격한다.
드론 요격용 무기는 자폭드론보다 저렴해야 대량 운용이 가능하다.
‘스팅’을 비롯한 우크라이나산 요격 드론도 샤헤드 자폭드론보다 낮은 비용 구조를 지니고 있다.
대드론 요격무인기도 경제성 확보를 위해 상용 제품을 일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대량생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기반 군집무인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ADD는 오래 전부터 군집무인기 기술 개발을 추진하면서 관련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날 공개된 AI 기반 군집무인기는 ADD가 주도하고 LIG D&A가 체계종합과 AI 분야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캐니스터 발사 방식으로 다연장 운용이 가능하다. 기체가 발사되면 지상 통제에 의해 자동으로 비행하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1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120㎞에 달한다.
광학·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서 표적을 탐지한다.
지상통제체계와 더불어 AI가 임무 할당 및 표적 인식을 실시, 운용자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군집드론 블록Ⅰ 연구개발을 신규 반영했다.
2030년까지 1064억원을 투입, AI 기반 자폭형 군집드론 블록Ⅰ을 ADD 연구개발로 추진한다. 내년도 예산은 1억원이다.
해당 사업이 본격화하면, 이번 국군의날 기념식에 공개된 AI 기반 군집무인기 기술을 토대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기동·화력 높여 억제력 향상
이날 국군의날 기념식에선 소형전술차량 탑재형 120㎜ 박격포 체계와 고성능 다연장이 등장했다.
소형전술차량 탑재형 120㎜ 박격포 체계는 SNT다이내믹스가 해병대 및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과 함께 신속시범사업을 통해 개발했다.
사격시험 등의 성능확인을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 해병대의 시범운용평가를 거쳐 내년쯤 전력화될 예정이다.
해병대에서의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수량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1·2사단 외에 서북도서에도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육군도 해병대에서의 운용 과정을 주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형전술차량 탑재형 120㎜ 박격포 체계는 2022년 육군에 도입된 ‘비격’ 120㎜ 박격포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동력을 높인 형태다.
120㎜ 박격포 탑재차량 3대와 지휘차량, 탄약운반차량으로 구성된다.
박격포 탑재차량은 3명이 운용하며 1분 이내에 전개할 수 있다.
디지털 방식으로 탄도 계산을 한다. 사거리는 8∼13㎞이며, 발사속도는 최대 분당 8발 이상이다.
기동력이 뛰어나 해안가 모래지형 등에서 안정적이고 신속한 운용이 가능하다.
호버크래프트(공기부양정)를 통한 해상수송이나 헬기를 통한 긴급공중수송까지 가능하도록 경량화 설계가 적용됐다.
강습상륙작전이나 해안선 방어작전 등 해병대의 주요 작전에서 핵심 전력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고성능 다연장 체계는 천무 다연장로켓의 발전형에 해당한다.
천무 다연장로켓은 8륜 차량에 설치된 발사대를 통해 CGR-080(사거리 80㎞), CTM-290(사거리 290㎞)를 사용한다.
고성능 다연장은 해병대 상륙작전 및 해안 방어작전 등을 감안해 6륜 차량을 사용한다.
소형화·경량화가 이뤄지면서 해병대 상륙작전을 위한 상륙함 탑재 등이 용이해졌다는 평가다.
CGR-080과 CTM-290 타격 범위에서 공백 상태로 있던 중간단계를 메우는 CTM-MR 유도탄도 갖췄다.
CTM-MR은 발사대에 4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고폭탄 등 다양한 탄두를 사용할 수 있다.
새로 개발된 CTM-MR은 기존에는 최대 사거리가 160㎞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국방부에서 제공한 국군의날 기념식 자료에는 최대 사거리 120㎞, 구경은 300㎜ 이하로 기재되어 있다.
탄두중량이 증가하면서 구경이 늘어나고 사거리는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CTM-MR은 해외 시장에서도 천무와 함께 제안되고 있으며, 탐색기 성능을 개량해 대함탄도미사일(ASBM) 능력을 부여한 파생형도 필리핀 등에 제안된 바 있다.
고성능 다연장에 무인화 기술을 적용한 무인상륙형다연장 체계 개발도 거론된다.
무인화 기술을 통해 운전석 등의 공간과 무게를 무장 운용으로 전환하면서 발사대에는 유도탄 8발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 개발이 이뤄져 해병대에 전력화되면, 인력 운용 및 상륙작전의 효율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