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직접 마련하는 노인들…빈곤율 OECD 1위

10월2일 ‘노인의 날’을 맞이한 가운데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주소는 어떨까. 노인 인구가 전체 20%를 돌파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생활비 지원을 받는 노인은 최근 10년간 감소하고, 본인과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노인도 늘고 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인구 비율을 뜻한다.

 

2023년 기준으로 한국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이다. 해외국과 비교하면 캐나다 10.1%, 프랑스 6.2%, 독일 14.5%, 영국 15.0%, 스페인 13.1% 등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을 제외하고 빈곤율이 30%를 넘는 곳은 라트비아(34.3%)뿐이다.

 

과거와 달리 노인들이 생활비를 자녀들에게 의존하지 않는 경향성이 커졌다. 지난해 노인 본인∙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한다는 응답은 74.7%로 10년 전 58.5%보다 16.2%포인트 급증했다. 자녀∙친척 지원을 받는다는 고령자는 13.1%로 10년 전(28.6%)에 비해 15.5%포인트나 급감했다.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도 ‘사회 책임’으로 바뀐 분위기다. 부모 부양은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이 10년전 35.7%에서 53.4%로 17.7%포인트 늘었다.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은 21.9%로 같은 기간 12.2%포인트 줄었다.

 

노인 스스로 노후를 준비한 비율도 높아졌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노인은 64.4%로 10년 전보다 17.5% 늘었다. 노후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53.2%)이 절반을 넘었다. 이어 예·적금(20.1%), 직역연금(10.2%) 순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근로 의욕도 높은 상황이다. 올해 65~79세 고령자 중 일하기를 원하는 비중은 58.7%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근로 희망 사유로는 ‘생활비 보탬’이 50.4%로 가장 많았다. 60대 A씨는 “자식도 독립하고 결혼해 먹고 살기 바빠 생활비를 달라고 하기에도 눈치가 보인다”며 “현재 노인으로 진입하는 세대는 직접 자신의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노인의 고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의 고용률은 39.5%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2015년 30.4%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를 꾸준히 늘리는 등 정책 영향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일자리 확대와 함께 노후를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노인이 늘면서 향후 빈곤율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4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4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65세 이상 인구는 1112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1.6%에 달한다. 장래인구추계에서 이 비중은 2036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각각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