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미국의 판매 승인 이후 7년 만에 신형 F-16V 전투기 첫 인도분을 받았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설 공군 전력 보강이 한 걸음 나아갔지만, 주문한 66대를 올해 안에 모두 넘겨받으려던 계획은 지연됐다. 대만은 미국과 후속 인도 일정 및 보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2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새로 제작한 F-16V 블록 70 전투기 2대가 이날 정오쯤 동부 타이둥의 즈항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두 기체는 지난 8월 미국 본토에서 출발해 하와이에서 약 한 달 반 동안 점검·정비를 거쳤다. 전날 하와이를 떠나 괌을 경유한 뒤 대만에 도착했다.
이번 인도는 대만의 신형 전투기 도입 사업인 ‘펑샹 프로젝트’의 첫 성과다. 미국은 2019년 8월 F-16 블록 70 전투기 66대와 관련 장비·지원 서비스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당시 승인한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판매 규모는 약 80억달러였다.
대만이 F-16V를 운용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기존 F-16A/B 전투기 140대를 F-16V 사양으로 개량하는 별도 사업은 2023년 12월 완료됐다. 이번에 도착한 블록 70은 기존 기체를 개조한 전투기와 달리 새로 생산한 기체다. 대만은 기존 전투기의 성능을 높이는 데 이어 신형기 도입으로 기체 수까지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형기의 핵심 장비는 AN/APG-83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다. 제조사 노스럽그러먼에 따르면 이 레이더는 F-22와 F-35에 적용된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표적 탐지·추적 능력을 높였다. 미국이 승인한 대만 판매 목록에는 전투기 등이 전술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체계인 ‘링크-16’도 포함됐다.
다만 첫 인도가 시작됐어도 전체 도입 일정은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8월 생산라인 사정 등으로 올해 말까지 66대를 모두 인도받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집행 예산을 이월하고, 구매 사업의 근거가 되는 특별조례의 시행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연에는 장비 통합과 시험 과정도 얽혀 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3월 대만용 신형기에 탑재하는 각종 체계와 배선, 소프트웨어의 호환성을 조정하기 위해 지속적인 시험비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리슝 국방부장은 지난달 29일 인도 지연에 따른 보상 조치를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상안은 당시 공개하지 않았다.
구 부장은 이날도 올해 인도되는 전투기가 2대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추가 기체의 도착 시점을 미국과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동부 배치와 관련해서는 이 지역이 유사시 전력을 보존하는 중요한 거점이라고 설명했으나 세부 운용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전자전 체계에 대해서는 제조사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인도를 앞두고 대만에 대한 안보 지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앙통신사에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우방 및 동맹과 함께 공동의 번영과 안보를 증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