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100호점’이 주목받던 때 있었는데…프랜차이즈 ‘4500호점’ 시대 왔다

카페베네 “1만호점” 청사진 그리던 때도
메가MGC커피, 지난 1일 4500호점 오픈

“2020년 1만개 돌파는 실현 가능한 일.”

 

2013년 8월19일 당시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서울의 한 매장에서 ‘글로벌 1000호점’ 돌파 기념식을 열고 “지금도 국내외에서 12시간에 1개꼴로 가맹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처럼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12개 나라인 해외 진출국을 내년에는 30개국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국가마다 한 달에 점포 7개씩만 더 생겨도 2020년이면 국내외를 포함해 1만개의 매장 문을 열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이 무렵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100호점이나 500호점, 1000호점 오픈은 일종의 금자탑으로 여겨졌다. 가맹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더라도 이 정도만큼의 가맹점을 열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다. 국내외를 포함해 1000호점 오픈을 알리는 카페베네의 기념식이 열렸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2014년 1월22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국립공원 내 첫 매장인 광주무등산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은 국내에 흔한 스타벅스도 1999년 7월 이대앞 1호점 오픈 5년 만에 100호점 오픈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테이크 아웃 커피 돌풍’을 국내에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4년 7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스타벅스 100호점이 문을 열자, 당시 행사 참석차 방한한 오린 스미스(Orin Smith) 스타벅스 사장은 “한국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며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스타벅스 매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경기를 타지 않으며 ‘냉장고와 차는 사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커피 한 잔은 마실 것’이라던 그의 말은 커피 시장의 미래를 낙관한 것이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2013년 500호점을 넘어선 데 이어 2016년 1000호점을 돌파했다.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는 2013년 1000호점, 2016년 2000호점, 2019년 3000호점을 잇따라 돌파하며 매장 수 확대의 기록을 쓰기도 했다.

 

2015년 홍대 1호점으로 출발한 메가MGC커피는 2020년 1000호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 1일 밀양시청점 오픈으로 무려 4500호점에 도달했다. 김대영 ㈜엠지씨글로벌 회장은 “앞으로도 가맹점의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와 매장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4500호점 오픈 행사에서 말했다.

 

지난 1일 메가MGC커피 4500호점인 밀양시청점 오픈 기념식에 참석한 ㈜엠지씨글로벌 김대영 회장과 김일한 점주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메가MGC커피 제공

 

커피 프랜차이즈의 폭발적인 매장 수 확장은 커피가 일상적인 음료로 자리 잡은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유로모니터 기준 2024년 총 416잔인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2.7배 수준이다. 국내 커피 제품의 판매액과 수출액을 합산한 커피산업 규모도 같은 해 총 3조7359억원으로 6년간 연평균 5.2% 성장했다.

 

한국무역협회·국제커피기구(ICO) 등 2016년 자료에서 언급된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384잔(2014년)보다도 많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행위가 특정 브랜드의 공간을 찾아가는 외식에서 일상적인 소비로 바뀌면서 프랜차이즈가 파고들 수 있는 상권도 그만큼 넓어졌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확장만큼 점포 수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만1109개였던 국내 상위 10개 커피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수는 2024년 1만5692개로 41.3% 늘었다.

 

메가MGC커피는 같은 기간 가맹점이 1593개에서 3325개로 108.7%, 컴포즈커피는 1285개에서 2649개로 106.1% 증가했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100호점, 500호점이라는 숫자가 시장 전체의 성장 속도를 설명하기에는 이제는 한참 부족해진 셈이다.

 

2014년 5월21일 카페베네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중심가의 타카소시에 첫번째 대형 로드샵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다만, 빠른 출점이 가맹점주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커피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확장을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2021~2024년 메가MGC커피 운영사의 매출은 879억원에서 4960억원으로 464.3%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은 2억250만원에서 2억2410만원으로 1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컴포즈커피의 점포당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0.8%에 그쳤고, 더벤티는 오히려 5.0% 감소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1000호점, 2000호점처럼 얼마나 많은 매장을 확보했느냐가 브랜드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였다면, 이제는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기존 가맹점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4500호점 시대에는 신규 출점 속도뿐 아니라 점포당 매출과 수익성, 상권 중복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