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큰 의미 없다”는 유승준에 법원은 또 손 들어줬다

세 번째 비자 소송 항소심서 또 승소
사진=유튜브 채널 ‘유승준’ 갈무리

가수 유승준(미국 이름 스티븐 승준 유)의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지난 6월 유씨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한국행을 더는 붙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뒤 나온 판결이다.

 

서울고법 행정8-2부(김봉원 이영창 최봉희 고법판사)는 2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1심과 동일하게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판결 이유를 법정에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법리적으로 거부 처분을 취소할 수밖에 없지만, 이런 결론이 원고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판단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지난해 8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으로 얻게 되는 공익에 비해 그로 인해 침해되는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며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 두 번 대법원서 이기고도 못 들어갔다

 

1997년 데뷔해 국내에서 가수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에서 군 입대를 약속했지만, 2002년 1월 공연 목적으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얻으며 병역 의무를 회피했다.

 

이에 유씨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유씨의 입국을 제한했다.

 

이후 유씨는 2015년 8월 만 38세가 되자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했더라도 38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는 옛 재외동포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총영사관은 같은 해 9월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씨는 이를 취소해 달라며 첫 소송을 냈다.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 끝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아냈지만 총영사관은 “유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유씨는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내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마찬가지로 최종 승소했다. 그러나 총영사관이 2024년 6월 또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하자 유씨는 그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냈다.

 

앞선 두 차례 소송에서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뒤 총영사관이 같은 처분을 되풀이했다. 법원 판단이 곧바로 입국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다.

 

◆ “한국에 보물 숨겨놨나” 묻지만

 

정작 유씨는 지난 6월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할 만큼 했습니다. 이제는 그만하려고 합니다’라는 영상을 올리고 한국행에 더는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어떤 사람은 ‘한국에 보물 숨겨놨나’고 묻는데 솔직히 지금은 이제 들어가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같은 영상에서 한국을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뿌리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또 “해외 생활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며 한국에 대해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제 마음의 고향이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 정착을 목표로 떠난 것이 아니라 가족의 이민으로 어린 시절 미국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너무 힘들었다”며 한국에서는 부반장도 하고 운동도 잘하는 학생이었지만 문화와 언어 차이를 겪었다고 했다.

 

가수로 활동하기 전 팔에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뜻을 담은 문신을 새겼다고도 전했다. 그는 “그만큼 한국에 대한 자긍심이 있고 한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가수 활동 당시 한국에서 성공하고 싶었던 이유 역시 자신의 뿌리가 한국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한국행을 내려놓은 이유로 든 것은 되풀이되는 논란이었다. 유씨는 “어떤 상황이나 모든 것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이나 제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은 거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