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하나은행 줄줄이 고객정보 뚫려… 해킹에 금융권 공포 확산

신한은행 2만5000명, KB국민은행 119명에 이어 하나은행에서도 해킹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BNK부산은행에서는 외주 직원 신상정보 등이 유출됐다. 우리·NH농협은행에서도 해킹 공격이 있었으나 정보를 빼돌리지는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높은 등급의 정보보안 시스템이 요구되는 대형은행에서 잇따라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당국은 은행·카드사에 자체 보안 조사를 지시했다.

1일 신한은행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해 약 2만50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같은 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연합뉴스

◆대형은행들 줄줄이 고객정보 유출

 

KB국민은행은 2일 “고객 119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외부 침해에 의해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는 고객명, 전화번호, 주소,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등으로 고객별로 차이가 있다. 고객 정보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에서 빠져나갔다.

 

KB국민은행 측은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고객의 금융거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에게 유출 사실과 2차 피해 예방 방법을 안내했다. KB국민은행은 피해 신고와 기타 문의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전담 상담센터(1566-8331)를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정보 유출로 인한 고객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 측은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향후 추가 피해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프로세스 전체를 원점에서 철저히 점검하는 등 전사적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어 하나은행도 “외부 해킹 세력을 통해 89명의 정보(주민번호, 성명, 주소, 이메일주소, 전화번호, 휴대번호, 직장명)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측은 “외부 해킹 에이전트가 당행 영업지원시스템(ODS)을 대상으로 시도한 비정상적인 접근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은행 측은 “해당 시스템은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거래 시스템과는 별개의 채널로,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 유출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피해 대상 고객에게 개별 통보를 진행 중이며 향후 정보 유출로 인해 실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전액 보상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사고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손님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에서도 해킹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알려진 2일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모습. 이날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에서 최근 고객 정보 100여건이 외부 침입에 의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연합뉴스

◆신한은행서도 CI·주민번호 유출…우리·농협도 공격 받아

 

앞서 신한은행에서는 지난달 30일 고객 2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66건)와 CI(97건)를 포함해 고객명, 전화번호, 연소득, 산출한도 등 대출 신청과 관련된 개인(신용)정보가 빼돌려졌다. 유출 사고는 대출모집인들이 휴대전화 인증 후 고객의 대출 진행·승인 여부를 확인하는 신한 모바일 홈페이지 서비스에서 발생했다.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쓰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BNK부산은행도 해킹 공격을 당해 외주 직원의 신상 정보 11건이 유출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 은행 관계자는 “2일 오전 4시30분쯤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성명과 전화번호, 생년월일, 이메일 주소 같은 개인정보가 웹페이지에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내부 직원용 모바일 영업 지원시스템 등을 대상으로 한 해킹 공격으로 이런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웹페이지는 차단 조치가 끝난 상황이며, 금융당국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면서 “유사 공격에 대비해 지속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최근 외부 비인가자의 해킹 시도가 있었으나, 자체 침입 방지 시스템이 정상 작동해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 유출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부 접근이 있었으나 차단했다”며 “시기와 범위를 넓히면서 시스템 보안을 거듭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고도화로 선제적 정보보안 중요해져

 

최근 공격 받은 일부 은행에서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사이버 공격 위험이 커지는만큼, 민감 정보가 집중된 금융권의 선제적 정보보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보안업계에서는 신한은행 사이버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웹 서버에서 중국어 기반 인공지능(AI) 침투테스트 도구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도구는 통상 보안 취약점을 자동 점검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공개됐으나 최근에는 사이버 공격에 악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종현 지니언스 시큐리티센터장은 2일 자신의 링크드인 글에서 최근의 금융사 대상 크리덴셜 스터핑(무작위 정보 대입 기법) 공격과 관련 “공격 접근에 사용된 웹 서버의 HTML 타이틀(Title)에서 ‘ARTEX — 自主渗透测试控制台’이라는 문자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 센터장은 “이는 ‘AI 자율 침투테스트 콘솔’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해당 인프라에서 ARTEX AI가 운영되었거나 관련 환경이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여러 위협 분석가들은 이번 금융사 공격 과정에서 AI 기반 공격 자동화 도구가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어를 바탕으로 구현된 ARTEX AI는 깃허브(GitHub)에 오픈소스로 공개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자율형 침투테스트 시스템이다. 역할이 분담된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고 자율 피드백 루프(고리)를 통해 정보 수집부터 취약점 탐색, 공격 경로 계획, 보안도구 실행, 취약점 검증에 이르는 과정을 자동화하도록 설계됐다. ARTEX AI는 올해 중국 바이두 BSRC가 주도한 ‘에이전트+’ 공방 능력 챌린지에서 우승한 프로젝트로 소개된 바 있다.

 

ARTEX AI는 보안취약점과 방어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도구로 공개됐지만 최근에는 사이버 공격에 악용되곤 한다. 문 센터장은 “표면적으로는 보안 점검과 침투테스트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도구이지만, 허가된 보안 검증 환경에서는 효율적인 침투테스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반면 공격자가 악용할 경우 실제 사이버 공격의 자동화와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