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머무는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2차 구조 작업이 2일 실패로 끝났다.
당국은 그물로 부캉이를 수로 출구 가까이 몰았지만 끝내 밖으로 내보내지 못했고, 그 자리에 그물을 고정한 뒤 부캉이가 스스로 나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부산해양경찰서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2일 오후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부캉이에 대한 2차 구조 작업을 벌였다. 지난달 29일 1차 구조에 실패한 지 사흘 만이다.
◆ 그물 끌기 2시간, 출구 150m 앞에서 멈췄다
워터펌프로 물줄기를 쏜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그물을 설치하고 수로 출구 쪽으로 서서히 움직여 부캉이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국은 인공 수로 안쪽 제4 보도교 인근에 길이 50m, 높이 6.8m의 대형 그물을 친 뒤 제5 보도교 쪽으로 이동하며 부캉이가 수로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했다.
그물을 끄는 작업은 느리게 진행됐다. 부캉이가 그물에 접근할 때마다 멈췄고, 멀어지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부캉이는 나가기 싫은 듯 그물 근처를 맴돌았고, 빈틈을 찾기라도 하듯 그물에 바짝 접근하기도 했다.
부캉이가 더는 출구 쪽으로 헤엄치지 않고 그물 근처에서 버티자 당국은 오후 5시35분쯤 작업을 중단하고 그 자리에 그물을 고정했다.
수로 출구에서 약 150m 안쪽으로 들어온 지점이다. 외해 쪽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지면서 그물이 수로 바닥에 걸려 더는 나아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캉이도 밀리지 않겠다는 듯 그물 주변을 맴돌자 당국은 그물을 고정해 둔 채 부캉이가 스스로 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국립수산과학원 권고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물 뒤에서 다른 선박이 워터펌프로 물줄기를 쏴 부캉이를 내몰 계획이었지만, 부캉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물줄기는 쏘지 않았다.
◆ 물줄기로 안 되자 그물로 퇴로를 막았다
1차 구조는 지난달 29일 선박 5척을 투입해 수로 안쪽에서 굵은 물줄기를 쏘는 방식이었다. 소음과 물거품으로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 밖으로 헤엄쳐 나가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캉이는 깊은 곳으로 잠수하거나 수로변에 바짝 붙어 헤엄치며 물줄기를 피했고, 오전 11시쯤 선박을 따돌리고 수로 안쪽으로 되돌아왔다.
소방에서만 구조보트와 펌프차 등 장비 6대와 30명가량이 동원됐지만 상어의 이동 경로를 막을 장치는 없었다. 이번 작업이 그물을 앞세운 이유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 작전을 위해 수로 전체를 가로막는 차단 그물을 따로 제작했다. 수로 바닥과 그물 사이로 상어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단에는 무거운 추를 달았다.
선박 1척이 수로 중앙에서 그물을 끌고, 양쪽 수변에 5명씩 배치된 인력이 그물 끝을 잡고 선박 속도에 맞춰 함께 움직였다.
◆ “수온 떨어지면 못 산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굳이 내보내야 하느냐는 반론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본다. 좁고 얕은 인공 수로가 상어의 서식 환경과 크게 달라 장기간 머물면 폐사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지환성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상어가 먹이를 못 먹어도 2주 정도는 살 수 있지만, 수온이 떨어지면 못 산다”고 말했다. 부캉이가 수로에서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은 아직 한 번도 목격되지 않았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학과 명예교수는 표층 수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면 상어가 서식하기 부적합한 환경이 된다고 지적했다. 부캉이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달 18일로, 이날로 수로에 들어온 지 보름째다.
◆ 보름 동안 70만명 넘게 다녀갔다
친수공원 수로변은 이날도 부캉이를 보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공원 수로에 난데없이 들어온 3.5m 크기의 대형 상어를 보려는 인파가 모여들면서 친수공원은 하루아침에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부산시 집계로 부캉이가 발견된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 공원을 찾은 사람은 71만명을 넘었다. 1차 구조가 진행된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2만3000명이 몰렸다.
부산시는 시민 의견을 물어 부캉이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공식 SNS와 유튜브 ‘부산튜브’에 활용하고 있다.
북항친수공원이 있는 동구는 ‘북항 상어 캐릭터 공모전’ 선정작을 굿즈와 이모티콘에 활용하고 상어 조형물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북항 상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화제성을 동구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