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 대출 상한 등 정보 유출’ 은행 표적 동시다발 해킹…경찰 조사 착수

신한 2만5000여명 유출
소득·대출한도까지 털려
경찰 4개 은행 내사

국내 주요 은행들에 대한 전방위적 해킹 공격이 일어나면서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기준 외부 해킹 시도가 파악된 은행은 6곳, 실제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진 건 4곳이다. 2만여건이 넘는 고객 이름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일부 은행에서는 연소득이나 대출 한도 등 금융 정보까지 포함돼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수사대는 은행권 정보 유출 정황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이 대상이다. 이들 은행은 최근 해킹 피해가 있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건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전날 2만500여명의 고객정보가 외부 비인가자에 의해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항목에는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뿐 아니라 연소득과 대출 산출한도 등 대출신청 관련 개인·신용 정보가 포함됐다.

 

신한은행에서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2만5000여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1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 모습. 뉴시스

하나은행은 외부 해킹 에이전트가 영업지원시스템(ODS)에 접근해 8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유출된 정보에는 은행 고객 이름과 주민번호,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직장명 등이 포함됐다. 

 

KB국민은행도 이날 외부 해킹 때문에 고객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 규모는 119명이다. 이름과 암호화된 주민번호 등이 포함됐다. 

 

세 은행의 사례 모두 고객용 인터넷·모바일뱅킹이 아닌 내부·영업지원용 우회 채널이 뚫렸다. 

 

공격은 최근 사나흘 안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9∼30일 새벽 사고가 발생했으며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밤, 하나은행은 전날(1일) 해킹 시도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해킹 공격 과정에서는 중국어 기반 오픈소스 인공지능(AI) 해킹 도구가 활용된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보안업계는 신한은행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크리덴셜 스터핑(무작위 정보 대입 기법) 공격에 활용된 웹서버에 중국어 문자열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에서도 해킹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2일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모습. 연합뉴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유형의 해킹 공격을 받았지만 정보 유출은 없었다. BNK부산은행에서는 해킹 공격으로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경찰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를 위한 내사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에 대한 내사는 전날, 나머지 3개 은행에 대해서는 이날 조사가 시작됐다.

 

금융 정보와 개인정보 등이 유출돼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연령과 성별, 가족 관계, 경제적 수준 등을 수집해 맞춤형 시나리오를 작성해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