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술인 복지 문 두드렸더니 ‘서류 폭탄’…10건 중 7건 보완

예술활동증명 신청 3년 새 9.5% 늘었지만 완료 건수는 51.8% 급감
보완요청 비율 45.7%→73.2%…신청자들이 겪는 반복적인 자료 보완
재단, 미완료 사유 세부 발생 건수 별도 집계 안 해…원인 파악에도 한계
이재정 “예술인 복지의 출발점인 만큼 구체적인 안내와 제도 개선 필요”

예술인 복지사업 참여를 위한 예술활동증명 신청 10건 중 7건 이상에 자료 보완이 요청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건수는 늘었지만 완료 건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심사를 담당하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보완·미완료의 세부 사유별 발생 건수도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어, 신청 과정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재정 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기 안양시동안구을)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예술활동증명 신청은 6만6456건으로 2022년 6만703건보다 9.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완요청은 4만8614건으로 전체 신청 대비 73.2%를 차지했다. 2022년 2만7741건, 45.7%였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7.5%포인트 상승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재정 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기 안양시동안구을). 이재정 의원실 제공.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신청 증가와 달리 증명 완료 건수는 감소했다. 2022년 4만2754건이던 완료 건수는 지난해 2만609건으로 51.8% 줄었다. 전체 신청 건수 대비 완료 건수 비율도 같은 기간 70.4%에서 31.0%로 하락했다. 재단이 행정심의 단계에서 자료 미비로 종결된 건을 제외하고 심의 대상만을 기준으로 산정한 완료율 역시 87.5%에서 60.2%로 낮아졌다.

 

재단은 미완료 사유를 크게 ‘자료 미비’와 ‘심의위원회 미완료’로 구분한다. 자료 미비에는 계약서·포스터·리플렛 등 필수자료 미제출, 활동 역할 미확인, 활동 편수 부족 등이 포함된다. 심의위원회 미완료는 제출된 활동이 취미·봉사·여가활동이나 교육활동 등에 해당해 인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 주요 사유다. 그러나 재단은 이 같은 세부 사유별 발생 건수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세부 통계가 없으면 어떤 자료가 자주 누락되는지, 특정 예술 분야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지, 인정기준에 대한 오해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보완요청이 증가한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만큼 신청 안내와 심사 절차를 개선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개선 효과를 확인하는 데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신청자에게 전달되는 안내체계도 점검 대상이다. 재단은 신청 건별 제출자료와 심의 결과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보완이나 미완료 통보를 받고도 어떤 부분이 기준에 미달했는지, 무엇을 추가하거나 수정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단은 11개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보완·미완료 안내 매뉴얼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분야별 담당자가 주요 안내 문구를 관리·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활동증명은 ‘예술인 복지법’에 따라 예술인의 활동 실적이나 소득 등을 확인하는 제도다. 증명을 마치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각종 예술인 복지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분야별 활동 형태와 증빙자료가 다른 만큼 심사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지만, 신청자가 자신의 활동에 맞는 자료를 준비하고 결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 역시 제도의 중요한 운영 과제다.

 

이재정 위원장은 “예술활동증명은 행정적으로는 예술활동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지만, 예술인에게는 각종 복지사업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라며 “보완 요청이 크게 늘고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사유를 알기 어렵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 재단이 세부 사유조차 집계하지 않는다면 반복되는 불편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미완료 사유를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사유별로 집계하는 것부터 시작해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