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보다 다리가 더 아픈데”…허리디스크, 통증 위치 살펴야

엉덩이부터 발끝까지 통증·저림…눌린 신경에 따라 증상 부위 달라
발끝 걸리거나 다리에 힘 빠지면 주의…보존적 치료 후 수술 고려
오래 앉아 있지 말고 틈틈이 움직여야…무거운 물건, 무릎 굽혀 들어야
허리디스크. AI 생성 이미지(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허리디스크라고 하면 허리가 뻐근하거나 쑤시는 증상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허리보다 엉덩이나 다리의 통증과 저림이 더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다. 척추 사이의 디스크가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 신경이 이어지는 경로를 따라 증상이 다리까지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리 통증과 함께 발끝이 바닥에 자주 걸리거나 한쪽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신경 압박이 심해졌을 가능성이 있어 증상의 위치와 양상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 허리보다 엉덩이·다리가 아프다면…눌린 신경 따라 증상 달라

 

3일 의료계에 따르면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밀려 나오면서 주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나 저림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신경이 눌린 위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도 달라진다. 엉덩이에서 허벅지 바깥쪽과 종아리를 거쳐 발등이나 엄지발가락 주변까지 통증이나 저림이 이어질 수 있다.

 

허벅지 뒤쪽과 종아리를 따라 발바닥이나 발 바깥쪽까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허벅지 앞쪽이나 무릎 주변이 아프거나 해당 부위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허리 통증의 정도만으로 허리디스크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통증과 저림이 어느 부위에서 나타나는지, 감각 변화가 있는지, 다리에 힘이 떨어지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신경이 어느 부위에서 눌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 AI 생성 이미지(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 발끝 자꾸 걸리고 힘 빠진다면…신경 압박 정도 확인해야

 

허리디스크 증상 가운데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다리의 근력 저하다. 걸을 때 발끝이 바닥에 자주 걸리거나 발목을 위로 들어 올리기 어렵고, 엄지발가락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신경 압박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까치발을 하기 어렵거나 한쪽 다리에 힘이 빠져 걸음이 불안정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양쪽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항문·생식기 주변의 감각이 둔해지고 배뇨·배변 조절에 이상이 생긴다면 신경이 심하게 눌렸을 가능성이 있어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처음부터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신경학적 이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았는데도 다리 통증이 지속되거나 근력 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된다면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도 활용되고 있다. 등에 작은 구멍 두 곳을 내 한쪽에는 고화질 내시경을,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넣어 병변을 확인하면서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 등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정상적인 근육과 뼈, 관절의 손상을 줄이면서 필요한 부위에 접근해 수술 후 통증과 회복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같은 수술법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병변의 위치와 크기, 신경 압박 정도,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 등을 종합해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

허리디스크. 게티이미지뱅크

◆ 오래 앉아 있다면 틈틈이 움직여야…무거운 물건은 몸 가까이

 

허리디스크를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평소 생활습관을 관리하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오래 앉아 있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기대어 앉는 것이 좋다.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보다는 30분에서 1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허리를 굽혀 들기보다 무릎을 구부리고 물건을 몸 가까이 붙여 들어 올리는 것이 좋다. 걷기와 수영, 코어 운동 등으로 복근과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척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흡연은 디스크로 가는 혈류를 방해해 퇴행을 앞당길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마사지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증상이 계속될 경우 조기에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대희 울산엘리야병원 척추관절센터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는 허리가 얼마나 아픈지보다 통증이나 저림이 허벅지와 종아리, 발끝까지 이어지는지와 다리에 힘이 떨어지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상 초기에 진단을 받았을 경우에는 약물, 주사,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상당 기간 비수술 치료를 시행해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다리에 힘이 빠진다면 신경 압박 정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수술치료 등 적절한 치료법을 정해야 한다”며 “엉덩이와 다리, 발끝까지 통증이나 저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서둘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