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 시진핑도 이젠 기력 쇠했나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대선 투표일이 목전으로 나가온 브라질의 유력 후보는 2명이다. 좌파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0) 현 대통령과 우파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45) 상원의원이 바로 그들이다. 룰라는 오는 27일이면 81세 생일을 맞는다. 2022년 대선에서 플라비우의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71)에게 승리해 대통령에 오른 그가 이번엔 그 장남과 겨루는 셈이다. 이런 일은 세계 정치사에서 결코 흔하지 않을 것이다. 룰라가 아무리 건강하다고는 해도 80대 노(老)대통령이 아들뻘 정치인을 상대로 연임에 도전하는 것이 썩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953년생으로 현재 73세다. 2013년부터 13년 넘게 집권 중이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7일이면 74세가 된다. 2000년 40대 후반 젊은 나이에 대통령에 오른 이래 푸틴이 러시아 국가원수로서 보낸 기간만 22년에 이른다. 강력한 권위주의 통치 체제를 구축한 만큼 오는 2030년은 물론 2036년 대선에도 출마해 당선될 것으로 여기는 이가 많다. 2036년이면 푸틴이 84세를 넘기는 만큼 사실상 ‘종신 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틴의 절친으로 1994년부터 32년 넘게 집권 중인 알렉산더 루카센코(72) 벨라루스 대통령도 비슷하다.

 

오는 11월이면 84세가 되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80대의 나이에도 대통령 직무를 수행한 첫 사례로 미국 역사에 기록됐다. 그의 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툭하면 바이든을 ‘슬리피(Sleepy) 조’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나이가 많은 그가 국정 업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힐난이 남겨 있다. 바이든은 2024년 대선에 출마해 연임에 도전하려 했으나 ‘건강’ 우려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낙마했다. 그런데 바이든의 후임자인 트럼프 또한 벌써 80세다. 미국 정치의 고령화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지난 9월23일(현지시간) 국빈 방미를 위해 미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현재 80세로 73세인 시진핑보다 7살 더 많다. AP연합뉴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미·중 정상회담을 했다. 그로부터 1주일쯤 지난 2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진핑 건강 이상설을 보도했다. 시진핑은 정상회담 당일 저녁 국빈 만찬 일정은 소화했으나 그에 앞선 트럼프와의 업무 오찬은 취소했다. 정상회담장 인근에 별도의 휴게실 공간을 설치하고 회담 도중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시진핑의 2박3일 방미 일정 중 예정에 없던 약 5시간의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국가주석은 2번에 걸쳐 10년 임기를 채운 뒤 은퇴해 온 관행을 깨고 3연임을 밀어붙은 장본인이 시진핑이다. 이젠 그도 권력의 피로감과 더불어 육체적 한계를 느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