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휴게실 요구에 5시간 일정 공백…다시 제기된 시진핑 ‘건강 이상설’

미중 정상회담 때 이례적 휴식 요구

시진핑(73)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기간에 ‘전용 휴게실’ 등의 편의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30일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77주년을 맞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 후 연단을 떠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정상회담 당시 중국 측이 백악관 웨스트윙 내부에 시 주석 전용 휴게실을 마련해 달라고 미국에 요구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만 동석이 허용됐다. 백악관 인사는 물론 시 주석의 비서실장을 포함한 중국 대표단 누구도 출입할 수 없었다.

 

또한 시 주석은 미국 도착일 저녁 일정도 잡지 않았으며, 방문 마지막 날인 9월 25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방문했을 때에도 미국 측이 계획한 것보다 훨씬 짧은 약 10분만 내부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개된 영상에서 시 주석은 미국 도착 후 전용기에서 내릴 때 한 손으로 펑 여사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난간을 짚었으며, 국립문서기록관리청 계단을 오를 때도 내내 펑 여사의 손을 잡은 채 부인에게 의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WSJ는 분석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 장면들을 황금 시간대 방송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의 방미 약 한 달 전 중국 측 사전 준비팀은 9월 24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업무 오찬도 취소해 달라고 백악관에 요청했다.

 

앞서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이 중난하이에서 업무 오찬을 함께 했다. 당시 중국 측은 미국 측에 시 주석의 휴식 시간을 되도록 많이 확보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이에 따라 짧은 방문 일정에 약 5시간의 공백이 생겼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달에도 WSJ는 인도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 정상들이 참석한 만찬에 불참했다고 보도하며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세 차례 국빈 방문을 주관한 데니스 와일더 전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선임국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주석의 방문을 주관할 때도 이런 일은 전혀 없었다”며 외국 정상의 전용 휴게실 요청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