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크라 집권당도 韓과 갈등 수습 나섰다…“책임 소재 파악 중”

우크라이나 여당·외교위원회 소속 스비아토슬라프 유라시 의원 전화 인터뷰

“한국과 갈등 원인·책임 소재 파악 중…관계 수습 위해 노력”
“전쟁 이후 한국의 지원·협력에 깊은 사의…양국 관계 매우 소중”
조현·시비하 외교장관 문자로 수시 소통…물밑서 타협점 모색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로 한·우크라이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여당과 의회에서도 수습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집권당 ‘국민의 종’ 소속 스비아토슬라프 유라시 의원은 4일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의회 외교위 차원에서 갈등의 원인과 우크라이나 내 책임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는 매우 소중하다”며 조속한 관계 회복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사과 문제를 포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집권당 ‘국민의 종’ 소속 스비아토슬라프 유라시 의원. 유라시 의원은 의회 외교정책·의회간협력위원회 산하 재외 우크라이나인 관계·권익보호 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 제공

유라시 의원은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정책·의회간협력위원회 소속으로 재외 우크라이나인 관계·권익보호 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9년 ‘국민의 종’ 비례대표로 의회에 입성해 외교 현안과 의회 외교에 참여해왔다.

 

유라시 의원에 따르면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정상 간 공개 공방으로 번지면서 집권당과 외교위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우리 당뿐 아니라 외교위 소속 여야 의원들도 처음에는 이 같은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양국 간 비공개 합의의 정확한 범위와 갈등이 불거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책임이 확인될 경우 구체적인 책임 소재도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유라시 의원은 이번 사태가 양국 관계 전반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소중한 국가”라며 “의회 내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한국이 보내온 수많은 지원과 협력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우크라이나가 참고할 발전 사례로 꼽기도 했다. 유라시 의원은 “한국은 6·25전쟁 이후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며 우크라이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줬다”며 “경제발전뿐 아니라 문화의 힘을 통해 강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참고해야 할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지난 6월3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우크라이나 정부도 관계 수습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이번 사안을 “외교적 오해”라고 표현하며 “진심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당국은 물밑에서도 타협점을 찾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측과 “사과를 포함해 어떻게 발표할 것인가 등을 얘기해왔다”며 “수위 조절을 양국 외교장관이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시비하 장관이 수시로 소통하며 한국이 요구하는 수준과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조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갈등은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정부는 포로들의 자유의사와 국제법·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한국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남북관계와 한·러관계, 포로와 가족의 신변안전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송환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튿날 엑스(X)에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며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그런 합의가 없었고,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지난달 28일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대리를 초치해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