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는 좁다” 파리로 간 K푸드… 세계인 입맛 사로잡는다

식품박람회 ‘시알 파리 2026’ 주목

한국 대표 식품기업 11개사 참가
슬로건 통일·태극 문양 마케팅

농심 첫 부스… 삼립도 처음 참여
라면·호떡·장류 한국의 맛 선봬

국내 인구감소·소비부진 돌파구
한류 힘입어 해외시장 적극 개척

인구감소, 소비부진 등으로 한계에 직면한 국내 식품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류 열풍 확산과 맞물려 한국 음식(K푸드)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해외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식품산업협회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시알 파리 2026’(SIAL Paris 2026) 박람회에 농심, 대두식품, 롯데웰푸드, 빙그레, 삼립, 삼양식품, 하림 등 한국 대표 식품기업 11개사와 ‘K푸드 선도기업관’을 구성해 참여하기로 했다. 시알 파리는 격년으로 열리는 세계적인 식품 박람회다. 올해 행사에는 130여개국 8000개 기업이 참가하고 식품업계 관계자 29만5000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는 기업별로 대형 독립 부스를 구성하고, ‘THE TASTE YOU LOVE’(당신이 사랑하는 맛)라는 공통 슬로건과 태극 문양에 바탕한 디자인을 적용해 개별 브랜드의 독창성과 K푸드의 통일된 이미지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농심은 유럽 시장에 신제품 ‘신라면 로제’를 처음 공개하고 라면조리기도 설치해 즉석에서 라면을 끓여 잠재 고객사들에 대접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불닭’과 ‘탱글’의 브랜드 정체성을 극대화한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고, 삼립은 호떡, 호빵, 약과, 약밥부리또 등 한국의 맛을 담은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한국 장류를 대표하는 고추장을 모티브로 부스를 구성한 샘표식품 등도 박람회에 참여한다. 소스, 베이커리, 간편식 판매 업체들도 대거 참여했다.



농심은 이번 박람회에 처음으로 부스를 설치했고, 삼립도 박람회 첫 참여다. 식품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건 내수 시장 확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품 판매액은 81조9000억원으로 전년 81조7000억원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 이후 연평균 5.2%씩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전체 식품 소비 기반이 축소되는 데다 고물가로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정체되고 있다. 가구당 실질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액은 2021년 이후 감소세라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지적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 K푸드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135억6000만달러로 2016년 이후 연평균 5.2% 성장했다. 올해 1~7월 수출액도 84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1% 늘었다. 연간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는 품목은 2016년 12개에서 지난해 18개로, 1억달러 이상 수출국도 같은 기간 14개국에서 21개국으로 증가했다. 기업들의 해외시장 의존도 확대는 뚜렷해지고 있다. 불닭 시리즈로 성공적인 수출활로를 이끌어낸 삼양식품은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80.1%에 달했다. 이어 오리온(65.6%)과 CJ제일제당(식품사업 51.4%), 롯데칠성음료(38.5%), 대상(34.2%), 농심(30.2%) 등 순이다.

방탄소년단(BTS) 등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한국 대중가요(K팝)를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 등 ‘K콘텐츠’를 즐기는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시알 파리 측은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올해 음식 트렌드에서 “세계화 역시 음식 선호도를 계속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 문화의 영향이 두드러진다”며 “K팝, 한국 영화, 스트리밍 플랫폼은 한국 음식 전통에 대한 인지도를 크게 높였고, 가정식 요리를 국제적인 화제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국 식품 기업들 입장에서 유럽은 더 공략할 지점이 많은 지역”이라면서 “파리 식품박람회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마케팅을 더 강화하려는 측면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