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인 ‘운임 인상 제한’과 ‘좌석 수 축소 제한’을 이행하지 않아 180억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됐다.
4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2023년∼2026년 8월 기업별 과태료(이행강제금 포함) 부과액 상위 30개사’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곳은 아시아나항공으로 2025년 7월28일 121억450만원으로 집계됐다. 2위와 3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해 12월19일 각각 부과받은 58억8560만원과 5억8850만원이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활주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공정위는 2024년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좌석 평균 운임 인상 한도 초과 금지 조치’와 ‘좌석 수 축소 금지’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두 항공사는 이 조치를 준수하지 않으면서 거액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2025년 1분기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광주∼제주 4개 노선에서 인상 한도를 1.3∼28.2% 초과해 이행강제금으로 121억원을 부과했다. 2024년 12월12일∼2025년 3월28일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의 좌석을 2019년 대비 69.5%만 공급한 것으로 드러나 이행강제금 제재를 받았다.
두 항공사가 부과받은 이행강제금은 총 185억786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과태료 액수 합계(200억3217만4240원)의 대부분을 두 항공사가 차지한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는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축소 공급한 혐의로 최근 공정위 제재 대상에 올랐다. 공정위 판단에 따라 이행강제금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박 의원은 “기업결합 승인 조건은 합병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합병의 이익을 누리는 만큼 약속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