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엑소더스’… 코스피 수익률 주요국 ‘꼴찌’

2026년 3분기 19.33% 떨어져

중동發 지정학적 악재 이어지고
美국채금리 급등 영향 자금 이탈
외국인 9월 이후 20조 순매도
삼전닉스만 17조 이상 팔아치워

국민연금도 적립금 감소 ‘직격탄’
7월말, 한 달 사이에 181조 급감
중권가선 증시 반등 가능성 무게

올해 상반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3분기엔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시장으로 전락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악재가 계속되고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심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코스피 호황에 국내 증시 투자 비중을 높였던 국민연금의 수익률도 크게 하락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4일 코스콤 CHECK,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3분기 -19.3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7월1일 8303.41로 3분기를 시작한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6838.04까지 떨어졌다. 코스닥도 -6.58%의 수익률을 보이며 뒷걸음질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같은 기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증시는 브라질 보베스파로 8.32%를 기록했다. 이어 홍콩 항셍(7.57%), 대만 가권(3.93%), 일본 토픽스(2.85%)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의 대표적 지수인 나스닥(2.47%)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2.03%)도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0조305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한 날이 7일에 불과할 정도로 매도세가 지배적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의 비중은 39.66%까지 축소됐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12조90억원, 5조1860억원을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2일 기준 49.76%로 떨어졌다. 2023년 5월15일(49.46%) 이후 3년4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도 46%대에 그친다.

3분기 코스피는 대내외 악재에 신음했다.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주요국 금리 상승 등이 악영향을 끼쳤다.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로 반도체 투자 열기마저 꺾인 가운데 최근 미국의 국채금리 급등은 글로벌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세계 금리의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수익률)는 장중 연 5.34%까지 올라 2002년 4월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의 이자 수익 매력이 커지면서 투자 자금이 증시에서 채권 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다. 5월27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역시 코스피 변동성을 키워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린 주범으로 지적된다.

코스피 부진은 국민연금 적립금 감소로 이어졌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 호황에 국내주식 비중을 늘려 재미를 봤지만, 증시가 고꾸라지자 충격파를 크게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적립금은 1684조1730억원으로, 6월 말(1865조5760억원)에 비해 9.7%(181조4030억원) 감소했다. 국민 노후자금이 한 달 새 10%가량 증발한 셈이다. 국내주식 평가액이 543조2040억원에서 418조5580억원으로 22.9%(124조6460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연초 이후 국내주식 누적 수익률도 107.37%에서 60.11%로 감소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코스피 반등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견조한 만큼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거치며 반전 계기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반도체·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 주도주들의 3분기 실적 시즌이 예정돼 있다”며 “이번 실적시즌을 통해 이익 가시성을 다시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