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년차를 맞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구속영장 발부율이 20%에 그쳐 법원의 평균 발부율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등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로의 전환을 앞둔 가운데, 공수처의 수사 역량과 사건 관리 체계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공수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공수처 출범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은 10건으로, 이 가운데 2건만 발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례는 12·3 비상계엄 사건 관련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윤석열 전 대통령 2명뿐이다.
이는 전국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율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최근 대법원이 발간한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국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율은 지난해 78.6%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82.0%, 2022년 81.4%, 2023년 79.5%, 2024년 76.9%, 2025년 78.6%로, 최근 5년 평균은 79.68%를 기록했다. 공수처의 구속영장 발부율 20%는 전국 법원의 최근 5년 평균 발부율의 4분의 1 수준이다. 올해 공수처가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에게 청구한 구속영장 2건도 모두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됐다.
사건 관리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가 출범 이후 정식 입건한 사건 3800건 가운데 1198건(31.5%)에서 주임검사가 한 차례 이상 변경됐고, 2회 이상 변경된 사건도 680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회 이상 재배당된 사건도 255건이었다. 특히 후임 주임검사 지정까지 최장 63일이 걸린 사례도 확인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퇴직이나 휴직 등으로 불가피하게 사건을 재배당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거나 장기 미제 사건이 누적되는 문제는 없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는 영장 청구의 적정성과 법리 검토를 강화하고, 주임검사 변경 시에도 수사의 연속성이 유지되도록 사건 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