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일베금지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이런 의견을 표명하기로 1일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올해 6월 발의된 해당 개정안은 국가적·사회적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모욕·조롱·비하 등의 표현을 불법 정보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롱·혐오 정보를 반복 게재할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항이 추가됐으며, 이를 방치한 사이트에 대해서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삭제, 접속차단 등의 조치를 명령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담겼다.
인권위는 법안이 규제 대상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어 과잉 차단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조롱·혐오 정보를 불법 정보 유형으로 신설하고, 이를 이유로 이용자를 형사 처벌하거나 플랫폼을 제재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미디어심의위원회 역시 해당 법안에 대해 “‘조롱·혐오’ 개념은 명확한 판단의 근거가 없어 규제 대상을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게재자에 대한 처벌 및 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위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검토 의견을 밝혔다.
해당 법안 발의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당시 불거진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조롱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5월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일부 방문객이 일베 티셔츠를 입고 노 전 대통령 동상 옆에서 고인을 조롱하는 손가락 모양을 취한 채 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