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4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지난달 19일부터 16일간 열전을 치러온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4일 열린 폐회식으로 마무리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전략 종목들의 부진으로 인해 금메달 39개를 따내며 목표로 했던 금메달 40개 이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는 등 44년 만에 최소 금메달에 그쳤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대회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1-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에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회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전반에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와일드카드 출전자 엄지성은 결승전에서도 결승골을 뽑아내는 등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도움왕을 석권하며 한국의 금메달을 몸소 이끌었다.
축구 금메달로 대미를 장식하긴 했지만, 한국 선수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기대치에 크게 밑돌았다. ‘톱3’을 유지하며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일본과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한국의 최종 성적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로 중국(금 169·은 89·동 83), 일본(금 83·은 95·동 91)에 이어 3위다. 금메달 수만 따지면 1982 뉴델리(금 28·은 28·동 37)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 40개를 넘지 못한 아시안게임이 됐다.
한국은 1986 서울(금 93·은 55·동 76)부터 2014 인천(금 79·은 70·동 79)까지는 50개 넘는 금메달을 꼬박꼬박 챙겨 왔다. 이 기간에 금메달 1개 차이로 2, 3위(일본 64개, 한국 63개)가 갈렸던 1994 히로시마를 제외하면 8차례 대회 중 7차례 종합 2위에 올랐다.
그러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에서 금메달이 49개로 크게 줄며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로 밀려났고, 2022 항저우(금 42·은 59·동 89)와 이번 아이치·나고야까지 금메달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이제 한국은 아시안게임 만년 3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최강을 자부하는 양궁에서 사상 처음으로 리커브 여자부에서 ‘노골드’에 그치는 등 금메달 중 3개에 머물렀고, 수영에서도 금메달 1개가 전부였다. 펜싱이 금메달 4개로 종목 중 최다를 기록했지만, 금메달 6개를 쓸어담은 개최국 일본에 밀려 5회 연속 종합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전통의 효자종목인 유도도 금메달 1개에 그쳤다.
여기에 금메달 기대를 받았던 탁구, 육상이나 세팍타크로, 우슈 등에서 금메달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그나마 구기 종목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야구와 남자 축구를 비롯해 농구에서 금메달 3개(남녀 5대5, 남자 3대3)를 땄고, 여자 핸드볼도 8년 만의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단 MVP로는 현지 취재단 투표 결과,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 오상욱이 차지했다. 추간판탈출증(디스크)에도 불구하고 오상욱은 단체전에서도 일본과의 결승에서 41-44로 뒤진 마지막 9라운드에서 내리 4점을 따내는 괴력으로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2연속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의 뒷걸음질에 비해 안방에서 대회를 치른 일본은 1966 방콕(금 78·은 53·동 33)을 넘어선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2022 항저우(금 52·은 67·동 69)에 비해 30개가 넘는 금메달을 더 땄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린 항저우 대회의 201개보다는 금메달이 줄었지만, 여전히 한국과 일본의 금메달을 다 더한 것보다 많은 금메달을 가져가며 12회 연속 종합 우승 금자탑을 세웠다.
대회 조직위는 이번 대회 남녀 MVP로 ‘13세 중국 수영 신동’ 위쯔디와 ‘태국 볼트’ 푸리폴 분손(20)을 선정했다. 위쯔디는 수영 개인전 3관왕에 올랐고 분손은 남자 100m와 200m 등 육상 단거리 2관왕을 달성했다. 북한은 금메달 7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12위에 올랐다. 금메달 7개는 모두 역도에서 나왔다.
한편 극단적인 비용 절감 속에 숙소와 수송, 훈련, 경기 환경 등 운영 총체적인 문제를 끊임없이 드러냈던 이번 대회는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작별을 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날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서채현이 기수로 나서서 태극기를 휘날렸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가 다음 대회지인 카타르 도하 조직위원회에 대회기를 이양하면서 다음 아시안게임을 기약했다. 예정대로라면 4년 뒤인 2030년 21번째 아시안게임이 열려야 하지만, 이번 대회 파행 여파로 아시안게임 운영 방식과 위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2031년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