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사용이 늘면서 보조배터리를 휴대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하지만 충전이나 보관 과정에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팽창뿐 아니라 이상 발열이나 냄새, 연기 등도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어 평소 상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 부풀어 오르는 것만 위험 신호 아냐…발열·냄새·연기도 주의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확한 사고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보조배터리 화재만 따로 집계한 공식 통계가 없고, 신고되지 않은 사고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기관의 관련 통계를 보면 보조배터리를 비롯한 배터리 관련 사고는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집계한 서울 지역 보조배터리 화재는 2023년 15건에서 2024년 37건, 2025년 55건으로 늘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보조배터리 관련 위해 사례도 2021년 22건에서 2024년 136건으로 증가했다.
보조배터리 사고를 예방하려면 배터리 상태를 살펴야 한다. 흔히 팽창을 위험 신호로 생각하지만 평소보다 뜨거워지는 이상 발열, 이상한 냄새, 케이스 변색, 흰색 연기 등도 화재 전조가 될 수 있다. 미국 연방소방청도 리튬이온배터리 열폭주의 징후로 팽창과 함께 ‘펑’, ‘쉭’ 하는 소리, 연기, 온도 상승 등을 제시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비정상적인 화학반응으로 전해질이 분해되면 가연성 가스가 발생하고, 이 가스가 내부에 쌓이면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를 수 있다. 이후 외부 충격 등으로 내부 분리막이 손상되면 연기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팽창했다고 반드시 곧바로 폭발하거나 큰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별다른 전조 없이 보관 중인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침대나 이불, 소파처럼 주변에 가연물이 많은 곳에서 충전하면 불이 주변으로 번질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제품에 맞는 정격 충전기를 사용하고 충전이 끝나면 전원을 분리해야 한다. 외부 충격을 피하고 금속류와 접촉하지 않도록 보관하며, 직사광선이나 차량 내부처럼 고온인 곳에 방치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 연기 나면 무리한 진화보다 대피 우선…이상 징후 땐 사용 중단
보조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했다면 직접 진화하려고 무리하게 접근하기보다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다. 열폭주가 갑자기 발생하면 짧은 시간에 불길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배터리가 부풀었을 때 소금물에 담그거나 배터리 연결선을 끊는 방법 등이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이 배터리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거나 소금물 농도를 맞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미 연기나 불꽃이 발생했다면 직접 조작하기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전할 때는 제품에 맞는 충전기와 케이스를 사용하고 잠들거나 외출할 때는 충전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보조배터리와 충전기가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정 국가에서 제조됐다는 이유만으로 화재 위험이 높다고 단정할 객관적인 근거는 없는 만큼 제조국보다는 안전인증 여부와 제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 다 쓴 보조배터리 일반쓰레기로 버리면 안 돼…폐건전지함에 분리배출
사용하지 않는 보조배터리를 일반 종량제봉투나 일반 재활용품에 섞어 버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폐기물 선별·압축·운반 과정에서 배터리가 눌리거나 충격을 받으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보조배터리와 같은 2차전지를 별도로 수거하는 안전수거함을 행정복지센터와 아파트 단지, 공공시설 등에 설치하고 있다. 개폐형 안전수거함이 없다면 기존 폐건전지함에 분리배출할 수 있으며, 수거함 위치는 ‘스마트서울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가 살짝 부풀어 오른 경우에는 수거함에 배출할 수 있지만, 맨눈으로 내부가 보일 정도로 심하게 팽창했다면 직접 배출하지 말고 폐전기·전자제품 처리를 지원하는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SR센터) 등에 문의해 처리 방법을 안내받는 것이 좋다.
보조배터리 화재를 막으려면 평소 배터리 상태를 살피고 이상 징후가 나타났을 때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충전이 끝난 뒤에는 전원을 분리하고 고온·충격·가연물 등 화재 위험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