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억원 들인 'AI 지뢰탐지'…개발하고도 전력화 못 했다

성능평가서 오경보·실시간 탐지 낮은 점수…자연환경 비금속 탐지율 41%
김장겸 "장병 생명 직결된 기술…R&D 사업 구조 전반 점검해야"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65억원 넘게 투입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지뢰탐지 기술이 실제 현장에 도입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평가에서도 성능에 한계를 보이면서 정부 연구개발(R&D)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유엔군사령부가 전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정전 협정 위반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난 1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 지역에서 북한 군인들이 전술 도로 건설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발파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AI 융합 지뢰탐지시스템 개발·실증'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2015년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 이후 지뢰 탐지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면서 2017년 구체화했다.

2개 컨소시엄에 각각 약 32억원씩, 총 65억5천5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사업의 핵심은 지표투과레이더(GPR)와 금속탐지기(MD)에서 확보한 신호를 AI로 분석해 지뢰 탐지 성능을 높이고 학습된 AI 모델과 통합 플랫폼을 실제 군 지뢰탐지기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당초 연구개발과 실증을 거쳐 2025년부터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NIPA가 제출한 '2026년 현재 상용화 및 추가 구축 현황' 자료에는 군용 지뢰탐지기와 지뢰제거로봇의 도입 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최종 평가에서도 실제 작전 환경에서 활용하기에는 탐지 성능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하반기 종합성능평가에서 표준시험장 오경보율 평가는 2개 컨소시엄 모두 3점 만점에 1점에 그쳤다.

현장 금속 지뢰 실시간 탐지 성능 역시 두 컨소시엄 모두 5점 만점에 2점에 그쳤고, 한 업체는 비금속 지뢰 실시간 탐지에서도 5점 만점에 2점을 기록했다.

한 컨소시엄의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표준환경에서의 탐지율은 금속 지뢰 68%, 비금속 지뢰 75%였지만 자연환경에서는 각각 71%, 41%로 떨어졌다. 스스로 '실시간 탐지 성능이 부족하다'는 결론도 밝혔다.

김장겸 의원은 "지뢰탐지 기술은 단순한 연구과제가 아니라 장병들의 생명과 직결된 기술"이라며 "65억원 넘게 투입해 3년 동안 개발과 실증까지 했지만 실제 군용 지뢰탐지기나 지뢰제거로봇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면 사업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실에서 수치만 높이는 것이 R&D의 최종 목적이 될 수는 없다"며 "정부 연구개발이 예산만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성과가 실제 현장의 기술로 이어질 수 있는지 수요기관과의 연계 등 사업 구조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