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극우 보우소나루 ‘깜짝 1위’… 25일 룰라와 결선 투표

룰라 대통령 제치고 47% 득표
과반 득표 못해 25일 결선 투표
진보·극우 진영 사활 건 총력전

4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선거에서 극우 성향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PL) 후보가 ‘깜짝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브라질 TV글로부방송 등에 따르면 개표율 99.99% 기준으로 보우소나루 후보는 47.03%의 득표율로 45.16%의 득표율을 기록한 노동자당(PT) 소속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과반 득표자는 나오지 않아 차기 브라질 대통령은 25일 보우소나루 후보와 룰라 대통령 간의 결선투표로 결정 나게 됐다.

 

환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자유당(PL) 대통령 후보가 4일(현지시간) 1위로 대선 결선투표 진출이 확정된 뒤 브라질리아의 자택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연합뉴스

룰라 대통령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보우소나루 후보는 자신의 강세 지역인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도시 지역에서 개표가 먼저 이뤄지면서 초반부터 앞서나갔다. 룰라 대통령이 농어촌 지역의 지지세를 바탕으로 추격했지만 1위 자리는 바뀌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대선 불복 및 쿠데타 모의 혐의로 2022년 브라질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7년형을 선고받고 가택연금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현직 브라질 연방 상원의원이지만 자신만의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다기보다는 정치활동이 막힌 부친의 대리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유세현장에서 부친의 연설 녹음본을 틀고, “아버지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강조하며 이번 선거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대신해 치르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선거 전략이 적중해 이변을 일으키는 데에 성공했다. 스페인 엘파이스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초라하고 카리스마 없는 복사판에 불과한 플라비우가 1차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룰라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진보 진영을 기독교 신앙과 가족주의를 반대하는 세력으로 ‘악마화’하는 극우진영의 지속적인 캠페인도 이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3주 뒤 치러지는 결선투표는 양자 대결 구도로 좁혀지는 만큼 극우와 진보 진영의 사활을 건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대선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상대로 역대 브라질 선거 역사상 가장 작은 표 차이인 1.8%포인트 신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 선거는 당시보다 이념에 따른 양극화가 한층 심화한 데다 결선투표 여론조사 추이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1%포인트 미만의 극단적인 초접전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브라질 정치학자 헤수스 마제이는 “중도층이 사실상 좌·우 양측 세력에 완전히 흡수되었기 때문에 최종 승부는 종이 한 장 차이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