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금맥’ 막힌 한국… 종목별 세대 교체 시급

AG ‘金40개 붕괴’가 남긴 과제

양궁·수영·유도… 효자종목 한계
탁구·육상선 은메달조차 실종

30년 넘은 병역특례 기준도 ‘도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한국 스포츠가 전통적인 ‘효자종목’에 의존해 메달을 쌓아온 방식의 한계를 보여줬다. 한국은 금메달 39개로 종합 3위를 지켰지만,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에 가장 적었다. 1986년 서울부터 2014년 인천까지 8개 대회 연속 50개 이상을 기록한 금메달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49개, 2022년 항저우 42개에 이어 3회 연속 50개를 밑돌았다. ‘금메달 50개’라는 목표선이 이제는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전통적인 금맥에서도 균열이 나타났다. 양궁은 금메달 3개에 그쳤고, 여자 리커브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놓쳤다. 수영은 항저우 6개에서 이번 대회 1개로 줄었고, 유도도 1개에 머물렀다. 탁구와 육상은 은메달조차 나오지 않았으며, 레슬링은 동메달 1개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냈다.



반면 펜싱은 금메달 4개로 한국 선수단 최다 금메달을 기록했고, 쿠라시와 테크볼에서는 한국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나왔다. 남자축구는 4연패, 야구는 5연패를 달성했고 농구에서도 남녀 5대5와 남자 3대3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금메달을 배출한 종목은 항저우 20개에서 22개로 오히려 늘었다.

이런 성적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종목별 세대교체와 선수 육성 체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 기존 강세 종목은 유소년 선수층을 두텁게 하고, 새롭게 경쟁력을 보인 종목은 후속 세대가 성장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유망주 발굴부터 국가대표 선발까지 이어지는 육성 시스템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은 이런 변화의 방향을 확인할 첫 시험대다.

병역 특례 논란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시 불붙었다. 야구 대표팀은 24명 중 16명, 남자축구는 23명 중 20명이 금메달로 체육요원 편입 대상이 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했다. 남자축구에는 해외파 9명도 포함됐다. 일부 선수들의 발언과 세리머니가 논란을 키우면서 병역 혜택을 둘러싼 형평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행 체육요원 제도는 1973년 도입됐고, 현재와 같은 국제대회 성적 기준은 1990년부터 유지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나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면 체육요원으로 편입된다. 프로스포츠의 성장과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일반화된 현재에도 30여년 전 마련된 성적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제대회별 위상과 경쟁 수준에 따른 차등 포인트제를 도입하거나 병역 이행 시기를 30대 중후반까지 유예하는 방안 등도 논의할 수 있다.

혜택에 상응하는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체육요원 복무규정 위반은 42건으로, 사전 승인 없는 무허가 겸직이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21명이 경고 처분을 받았고, 광고·후원 홍보 과정에서 규정을 어긴 사례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