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검찰 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를 좌우하려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제는 “무책임한 극단주의자, 일명 ‘무극파’들의 선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개탄하기도 했다. 현 정부 들어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등 이른바 ‘검찰 개혁’에 앞장서 온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낙점한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그들에 의해 ‘친윤(친윤석열) 검사’로 낙인 찍혀 인선 절차가 지연되고 있으니 청와대로선 여간 곤혹스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설득과 비판을 반복하는데도 추미애 경기지사로 대표되는 강경파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추 지사는 이날도 “질기고 질긴 검찰 세력의 협잡”이란 표현까지 써 가며 김 후보자 임명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이 대통령을 향해선 “비루한 침묵보다 진실을 남기겠다”는 작심 발언을 던졌다. 중수청 내부에서 대표적 친여 인사로 꼽히는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역시 김 후보자 자격을 문제 삼으며 “청문회 때 나를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중수청장 인선이 급기야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지난 2일 검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공소청·중수청이 나란히 출범했다. 공소청은 수사권만 빼면 옛 검찰청을 그대로 승계한 만큼 형사사법 대전환에 따른 혼란이 비교적 작다. 반면 중수청은 완전히 신생 기관이라 초창기 무수한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김 후보자가 중수청을 이끌 최상의 적임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으나 검사로 24년간 근무하며 일선 특수부장, 형사부장, 차장검사를 거쳐 검사장까지 오른 이력은 ‘수사 전문가’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중수청 조직의 안착이란 점을 민주당 강경파는 명심하길 바란다.
취임 후 고작 1년4개월을 넘긴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가 여권 내부에서 이토록 극심한 반발을 초래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오죽하면 ‘조기 레임덕’ 같은 분석까지 나오겠는가. 여권의 자중지란은 아직 임기가 3년8개월 남은 이 대통령의 국정 추진 동력만 갉아먹을 뿐이다. 현재 국민은 검증 안 된 중수청과 믿기 어려운 경찰이 수사권을 분점한 가운데 이대로 치안이 무너지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청와대와 여당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범죄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불이익이 전가되지 않게끔 막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