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근절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농지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고위 공직자의 가족이 소유한 농지가 미경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만식 신임 해양경찰청장 역시 상속받은 농지를 대신 경작해줄 사람을 찾지 못해 미경작 상태였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완도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정욱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의 모친은 전남 완도군 금일읍 동백리 일대 농지 3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김 실장의 모친은 해당 농지를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매매와 증여로 취득했고, 당시 농업경영을 하겠다는 내용의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 조사 결과, 3필지 모두 농사를 짓지 않는 휴경(미경작) 상태였다.
강 의원이 해경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 청장도 2007년 전남 광양시 진상면 일대 농지 3필지를 상속받았다. 해당 농지에는 부모와 조부모, 증조부의 묘소가 있다.
지목상 농지에 묘소를 조성·유지하는 것은 불법 전용에 해당하고, 농지은행 위탁 없이 미경작 상태로 방치한 것 역시 농지 처분명령·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하 청장 측은 강 의원실에 “무단 임대한 사실이 없으며, 경작 희망자가 없어 농어촌공사 농지은행과 임대수탁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다”고 소명했다.
강 의원은 “고위 관료의 가족조차 ‘적법한 휴경’임을 입증해야 할 정도로 현행 농지법과 전수조사 제도가 농촌의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농촌 소멸 위기에 맞춰 농지의 합리적 이용과 임대차 규제를 현실화하는 근본적인 법 개정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