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주병진이 과거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던 사건을 떠올리며 당시 겪었던 고통과 오랜 시간 이어진 마음의 상처를 털어놨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STORY ‘남겨서 뭐하게’에서는 주병진과 이경규가 36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방송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주병진은 방송인과 사업가로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을 돌아보며 자신의 인생에서 돈을 목표로 삼았던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주병진은 “지금도 내가 후회하는 것이 내 목표가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굉장히 무식한 꿈이었다”며 “돈을 벌었는데 그 허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1차 목표만 있었지 다음 꿈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이뤄지면 내가 어디로 가야겠다는 목표를 또 설정했어야 하는데 난 방황했다”며 “그러다 좌절이나 먹구름이 끼는 느낌을 받으면서 세상이 무서워지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 과정에서 주병진은 자신의 인생을 크게 뒤흔든 과거 사건을 언급했다. 주병진은 지난 2000년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구속되는 등 법적 공방을 겪었다. 이후 약 2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당시 사건으로 입은 정신적 상처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주병진은 “자기 욕심으로 남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건 큰 죄다”라며 “삶을 망가뜨리면 그 긴 세월을 어둠 속에 살아야 한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슴에 상처 난 것은 절대 안 지워진다. 죽을 때까지 나를 계속 힘들게 한다”고 고백하며 당시의 아픔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전했다.
주병진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한남대교를 찾았던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내가 너무 힘들 때, 어둠이 보이기 시작할 때 한남대교에 갔다”며 “새벽 1시 반, 2시쯤 차가 많이 안 다닐 때 한강을 갔다. 대교 위를 걸어가면서 보는데 어둠 속에서 난간에 무언가 있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던 한 사람을 발견했고, 상황을 직감한 뒤 조심스럽게 다가갔다고 했다.
주병진은 “갑자기 가면 놀랄까 봐 살짝 가서 꽉 잡아서 내렸다”며 “그런데 갑자기 통곡을 하더라. 거기 앉아서 왜 그러냐고 이야기했는데 약봉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주병진은 그 사람과 함께 포장마차로 이동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술 한잔했다. 나도 비슷한 입장으로 갔는데 그 사람에게 ‘약한 마음 갖지 말라’고 조언했다”며 “그리고 경찰에게 인계해 주고 왔다”고 전했다.
자신 역시 깊은 절망을 경험하던 시기에 또 다른 사람의 위태로운 순간을 마주했고, 직접 그를 안전한 곳으로 이끈 셈이다.
주병진은 과거의 상처를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지만, 스스로 그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tvN STORY ‘이젠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도 과거 사건으로 인한 마음의 짐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 그는 “생각이 계속 물고 늘어지면 밥 먹거나 잠잘 때나 운동할 때나 날 괴롭힌다”며 “이게 살면서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털어버리는 거 있지 않냐. 그러니까 버려지더라”고 덧붙이며 힘든 기억을 내려놓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털어놨다.
당시 맞선녀 최지인은 주병진에게 “힘든 걸 잊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상처 많은 꽃이 더 향기가 깊다. 향기가 깊은 채로 두는 건 좋지만 내가 그 상처를 담아두고 그 상처에 머물러 있으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도 같이 힘들어진다”고 위로했다.
주병진은 이에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더 깊은 생각까지 하고 계셨고 그 말씀에 많이 느낀 바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주병진은 최근까지도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인생과 사랑, 과거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