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가을 패션 수요가 스웨이드 소재를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두꺼운 겨울옷을 꺼내기에는 이르지만 계절감을 내고 싶은 소비자들이 스웨이드 로퍼와 부츠를 먼저 찾으면서다. 신발에서 시작된 수요는 재킷과 점퍼, 가방 등으로 확산하며 올가을 대표 소재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서 지난 9월 ‘스웨이드 로퍼’ 검색량은 전월 대비 575%, 거래액은 287% 증가했다. 한 달 사이 검색량은 약 7배, 거래액은 약 4배 늘었다.
‘스웨이드 부츠’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423%, 검색량은 359% 증가했다. 로퍼가 검색을 중심으로 관심이 먼저 높아진 뒤 구매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면, 부츠는 검색과 거래액이 함께 큰 폭으로 늘었다.
큰 일교차가 이어지는 날씨에 두꺼운 아우터보다 상대적으로 착용 부담이 적은 신발로 계절감을 내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 신발에서 시작된 스웨이드 열풍…아우터로 확산
스웨이드에 대한 관심은 아우터로도 번지고 있다. 29CM가 지난 8월 7~18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웨이드 아우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웨이드 자켓’ 검색량도 직전 주보다 140% 이상 늘었다.
패션 브랜드들도 스웨이드 아우터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LF의 질스튜어트뉴욕맨은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에 스웨이드와 고트 가죽을 활용한 아우터를 선보였다. 세정그룹 트레몰로는 지난해 완판된 스웨이드 점퍼의 올해 물량을 전년 대비 2배 늘렸다. 지난 8월 출시한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00% 증가했다.
트레몰로는 기존 카라 디자인을 스탠 카라로 바꾸고 브릭, 베이지, 다크그린, 네이비 등 가을 색상을 적용했다. 비교적 가볍고 관리가 쉬운 인조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해 간절기 착용성을 높였다.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도 스웨이드 재킷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루에브르는 카라리스 레이어드 디자인을, 오버듀플레어는 웨스턴 스타일을 적용하는 등 기본적인 스웨이드 재킷에 디자인 변화를 주고 있다.
◆ 가방도 ‘스웨이드’…부드러운 소재·실루엣 인기
가방 시장에서도 스웨이드가 핵심 소재로 부상했다. LF몰에서는 지난 8월 ‘스웨이드’ 검색량이 전월 대비 1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연스럽게 처지는 형태의 ‘슬라우치’ 검색량도 214% 늘었다.
올가을 가방 시장에서는 각이 잡힌 구조적인 디자인보다 소재의 질감과 유연한 실루엣을 강조한 제품이 늘고 있다. 스웨이드 특유의 부드러운 표면과 브라운·카키 등 차분한 색상이 결합하면서 가을철 계절감을 살리면서도 일상에서 활용하기 쉬운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LF 주요 액세서리 브랜드들도 스웨이드 제품을 확대했다. 아떼 바네사브루노 액세서리는 기존 인기 가방에 스웨이드 소재를 적용했고, 질스튜어트뉴욕 액세서리는 26FW 스웨이드 스타일 수와 물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헤지스 액세서리는 올해 슬라우치백을 주요 제품군으로 확대했으며, 닥스 액세서리는 스웨이드 백 스타일 수를 전년 가을보다 약 7배 늘렸다.
◆ ‘짧은 가을’에 계절감 내는 소재로 부상
스웨이드가 신발과 가방, 아우터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에는 짧아진 가을과 소비자의 구매 방식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낮 기온이 높은 초가을에는 코트나 두꺼운 재킷을 구매하기 부담스럽지만 신발이나 가방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계절감을 낼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소재를 의류보다 신발과 잡화에서 먼저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그재그에서는 스웨이드와 함께 통굽 신발 수요도 크게 늘었다. 지난 9월 ‘통굽 부츠’ 거래액은 전월 대비 1229% 증가했고 검색량은 108% 늘었다. 롱부츠 검색량도 246% 증가하는 등 가을 신발 전반으로 수요가 확대됐다.
스웨이드 수요가 특정 품목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에도 가을 초입 스웨이드 관련 검색과 로퍼·부츠 판매가 크게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아우터와 가방까지 관련 상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스웨이드 특유의 소재감과 가을 색상을 활용한 제품이 신발부터 의류, 가방까지 폭넓게 출시되고 있다”며 “간절기에 활용하기 좋은 소재인 만큼 당분간 관련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