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아주려면 체력뿐”… 샐러드 매장 찾는 30대 ‘육아 대디’

남성 결제자 중 30대가 27%로 1위… 퇴근 후 육아·근육 관리 맞물려 ‘고단백 보울’ 정착
서울 시내 한 샐러드 전문점에서 판매 중인 고단백 샐러드 플레이트. 닭가슴살과 삶은 달걀, 곡물밥, 구운 채소 등이 푸짐하게 담겨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독자 제공

 

“아이들과 놀아주고 안아주려니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부치는 게 느껴졌습니다. 틈날 때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근육을 키우고 있는데, 운동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단백질 위주 식단이 필수라 소고기나 닭가슴살을 얹은 샐러드 보울을 챙겨 먹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의 한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 김모 씨의 이야기다. 퇴근 후 이어지는 육아와 가사를 버텨내기 위해 근력 운동에 매진하는 30대 남성 직장인들이 늘면서, 샐러드 매장이 이들의 필수 식단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 샐러드 찾는 남성 1위는 ‘30대’… 매장 증가율 13% 견인

 

6일 NH농협은행이 NH농협카드 결제 데이터 약 206만건(63만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표 샐러드 5개 브랜드(샐러디·슬로우캘리·포케올데이·투고샐러드·프레퍼스다이어트푸드) 가맹점 수는 2023년 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요 패스트푸드 6개 브랜드(KFC·노브랜드버거·롯데리아·맘스터치·버거킹·프랭크버거) 가맹점 증가율인 15%를 바짝 추격하는 수준이다. 전통의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점포를 늘려가는 속도에 맞먹을 만큼 샐러드 전문점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젊은 남성 가장과 직장인들의 식단 수요가 맞물려 있다.

 

실제 샐러드 매장 이용 고객의 성비는 여성 70%, 남성 30%로 집계됐다. 남성 이용자 중에서는 30대가 26.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20대(24%), 50대(20%), 40대(14.9%), 60대 이상(12.5%) 순이었다.

 

남성 고객 4명 중 1명 이상이 30대인 셈이다. 체형 및 체중 관리에 집중하는 20대 여성(여성 내 42.3%)과 함께 30대 남성이 샐러드 시장의 핵심 소비 주체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 ‘육아 체력’과 근육 형성 위한 단백질 소비… 40대와 갈린 배경

 

30대 남성의 샐러드 소비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체력 증진과 골격근량 증가를 위한 목적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체력적 한계를 마주한 30대 아빠들이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등 생활 체육을 시작하고, 이에 맞춰 ‘영양학적으로 설계된 식단’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주요 샐러드 브랜드들은 닭가슴살뿐 아니라 부챗살, 돼지 안심, 연어 등 양질의 단백질 토핑을 대폭 강화하고 현미·귀리 등 복합탄수화물을 조합한 ‘근성장 맞춤형’ 보울 메뉴를 내세우며 30대 남성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반면 40대의 경우 남녀 모두 13~14%대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낮은 이용률을 보였다. NH농협은행 측은 “40대는 자녀 양육 등으로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30대와 50대보다 샐러드 전문점 이용 고객 비중이 작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자녀가 성장해 가정 내 식사 비중이 고착화된 40대와 달리, 30대는 본인의 체력 관리와 식단 조절을 위해 외부 외식 매장을 적극 활용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 관리와 체력 증진을 위해 샐러드를 한 끼 주식으로 찾는 직장인이 늘면서, 양질의 단백질을 곁들인 샐러드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월 2회 이상’ 단골 21%… 객단가 1만 9000원 달해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재방문율과 객단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용 고객의 79%는 한 달에 1회 매장을 찾았으나, 월 2회(12%)와 월 3회 이상(9%) 찾는 충성 고객 비중도 21%에 달했다.

 

방문 빈도가 높을수록 결제 금액도 뚜렷하게 늘어났다. 고객당 월평균 결제 금액은 1회 이용 시 1만 5000원이었으나 2회 이용자는 1만 6000원, 3회 이상 이용자는 1만 9000원을 기록했다. 육류 단백질 토핑을 추가하고 건강 음료를 곁들이며 샐러드를 ‘값비싸지만 내 몸을 위한 투자’로 소비하는 패턴이 자리 잡은 결과로 해석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30대 남성 직장인과 육아 가장들에게 샐러드는 더 이상 가벼운 간식이 아니라 일상과 체력을 지탱하는 실용적인 한 끼 식사”라며 “자기 관리와 가족을 위한 기초 체력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맞물려 샐러드 전문점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