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울음소리를 내는 새 2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주인공은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벌거숭이목방울새와 붉은발세리에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연구진은 123종의 새를 대상으로 울음소리의 음량을 측정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에볼루션(Evolution)’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2018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미국 매사추세츠와 브라질 여러 지역에서 새들의 울음소리를 직접 측정했다. 조사 대상 123종 가운데 113종은 이전까지 음량 데이터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던 종이었다.
연구진이 확인한 두 종 가운데 벌거숭이목방울새는 1m 거리에서 측정한 울음소리가 최고 약 131dB에 달했다. 붉은발세리에마 역시 120dB을 웃도는 울음소리를 냈다. 20ms 동안의 평균 음량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붉은발세리에마가 약 121dB로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두 새의 울음소리가 공사장에서 콘크리트를 깨는 드릴나 전기톱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기존의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새’ 기록을 공식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다. 2019년 연구에서 흰방울새가 약 125dB의 울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후 기네스 세계기록에도 가장 큰 새 울음소리로 등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벌거숭이목방울새와 붉은발세리에마는 이 기록에 도전할 새로운 후보로 제시됐다.
또한 새의 울음소리를 수치화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은 작업으로 알려졌다. 개별 새가 순간적으로 낸 최고 음량을 비교할 것인지, 여러 개체의 울음소리를 평균으로 비교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진 역시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새’를 가리는 것 자체보다 새들이 어떻게 이처럼 강한 소리를 내도록 진화했는지를 밝히는 데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조사 결과 새의 몸 크기와 울음소리의 크기 사이에 일정한 관계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새들은 대체로 몸집이 크고 근육이 발달했으며, 부리의 입구도 넓었다. 강한 근육을 이용해 공기를 압축하고 넓은 부리를 통해 소리를 증폭하는 구조가 큰 음량을 내는 데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큰 소리가 어떤 환경에서 유리했는지를 설명하는 데는 여전히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연구진은 울창한 숲에서 멀리 의사소통하기 위해 강한 소리가 필요하거나 짝을 유인하기 위해 큰 소리를 내는 것 등을 가설로 검토했지만, 붉은발세리에마는 탁 트인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부일처제 번식 체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기존 가설과 맞지 않았다.
연구진은 “어떻게 큰 소리를 내는지는 어느 정도 밝혔지만, 왜 그런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