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협 “‘환아 사망’ 병원 압수수색은 진료 위협”

전국 의대 교수들이 최근 경찰이 대학병원 소아응급실에 대한 강제 수사에 대해 “응급진료가 진행 중인 공간에서 강제 수사가 의료진의 집중과 진료의 연속성을 훼손하고 현재 치료받는 환자의 안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엄중히 고려돼야 한다”며 반발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6일 성명을 발표하고 “응급실은 일반적인 사무 공간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두 달여 전 발생한 환아 사망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모습. 연합뉴스

의대교수협은 응급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에서 경찰이 강제 수사를 진행하면 치료 지연이 생사를 가를 수 있어 환자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허용되는 강제처분’을 고려해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수술실처럼 환자 생명과 직결된 진료공간에 대해서는 강제  수사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대교수협은 “사건 발생 후 약 두 달이 지난 경우에 응급진료 공간에 직접 진입해야만 확보할 수 있는 증거가 무엇이었는지, 다른 방법으로는 왜 확보할 수 없었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다른 방법으로는 의무기록이나 폐쇄회로(CC)TV 영상, 근무기록 등 진료공간 밖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들었다. 의료진 측은 당시 경찰이 진료용 컴퓨터 등을 확인하면서 진료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진료 방해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교수들은 의료기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환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료진의 과실이나 형사 책임을 전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의대교수협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한 후 의료진 7명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 과정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와 일본의 한 병원에서 의료사고를 낸 산부인과 의사를 체포·기소한 이후 무죄가 확정된 사례를 언급했다.

 

의대교수협은 “의료 사건 책임은 의학적 원인규명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강제수사와 형사 절차만으로는 의료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대검찰청·보건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을 포함한 기존 의료사고 형사수사 경험을 재검토하고 의료사건 수사 및 강제 수사 지침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