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자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 협정(CPTPP)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FTA 추진 뒤 농어업민 피해를 보전하겠다고 편성한 예산의 실제 집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도 CPTPP 도입과정에서 농어업민 피해 보전 대책을 현장 의견을 수렴해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 차원의 정교한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한·미 FTA 국내보완대책 세부 사업별 추진 결과 및 이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한·미 FTA 체결 후 2017년까지 보완대책 예산으로 잡힌 총 26조8517억원 중 23조7891억원(88.6%)이 집행됐다. 이 중 FTA 직접피해지원 분야는 1조4444억원 중 7171억원이 집행(49.6%)돼 집행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피해보전직불 예산은 5654억원이 편성됐으나 집행률이 27%(1526억원)에 그쳤다. 폐업지원 사업 관련 예산집행률은 64.2%였다.
정부는 해당 사업이 예비비적 성격을 지녀 불용액이 많을 수밖에 없고 전년도 수입 피해 보전 사업이므로 예산편성 시점에서 직불금 지급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FTA 농업부분 영향 및 국내보완대책 평가 보고서에서 “(한·미 FTA를 포함한) FTA 피해보전직불 사업의 평균 집행률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37%에 불과하다”며 “반복적인 집행률 저조 문제는 계속 제기된 만큼 연례적 집행실적 부진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농업계에는 FTA 피해보전직불 사업에 대해 적용 조건과 피해액 산정이 까다롭다는 비판이 계속 있어 왔다”며 “CPTPP 추진 논의가 본격화한 시점에서 ‘불용이나 예비비 성격 때문에 어쩔 수없다’는 설명보다 FTA 관련 예산의 별도 회계 편성과 같은 실질적 지원책 마련을 위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