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제도의 감축·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방침이다. 개편 범위에 따라 필요한 절차는 달라진다.
올림픽·아시안게임 입상 기준을 바꾸는 것은 시행령 개정 사안이지만, 예술·체육요원 제도 자체를 없애려면 병역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병역의무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상황, 국민적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의 병역 관련 언행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논란 전부터 검토…아시안게임 발언에 개편론 다시 확산
보충역 감축·폐지 검토는 이번 논란 이전부터 진행됐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지난 8월 보충역 제도의 단계적 감축·폐지 방안을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요원 편입 인정 대회를 줄이고 기준을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방향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부 선수의 발언과 행동이 논란이 되면서 제도 개편 요구가 다시 커졌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3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4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대표팀 23명 가운데 20명이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이 됐다.
우승 뒤 주장 이기혁은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에 가지 않게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양민혁은 군 면제라는 보상을 목표로 경기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박승수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군 면제 아닌 34개월 복무…공익복무 544시간도 이행
현행 제도에서 이들이 받는 혜택은 법적인 의미의 병역면제가 아니다.
체육 분야에서는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과 병무청의 편입 절차를 거쳐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다.
의무복무기간은 편입일부터 34개월이다. 군사교육소집 기간도 복무기간에 포함된다. 복무 기간에는 해당 분야 활동을 이어가면서 자신의 특기를 활용한 공익복무 544시간도 이행해야 한다.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대신 예술·체육 분야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제도다.
◆메달 기준은 시행령…제도 자체 폐지는 병역법 고쳐야
제도를 손보는 절차는 개편 범위에 따라 나뉜다. 예술·체육요원 편입의 법적 근거는 병역법 제33조의7에 있다. 올림픽 3위 이상과 아시안게임 1위라는 구체적인 체육 분야 편입 기준은 병역법 시행령 제68조의11에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입상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은 법률이 위임한 범위에서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추진할 수 있다. 반면 예술·체육요원 제도 자체를 없애려면 국회에서 병역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감축·폐지 방향이 담겨도 현행 편입 기준이 바로 바뀌지는 않는다. 실제 제도를 바꾸려면 법률이나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기존 입상자에게 새 기준을 적용할지는 향후 개정안에서 확인해야 한다. 금메달을 땄어도 아직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지 않은 선수와 이미 편입돼 복무 중인 사람은 법적 지위가 다르다. 누구에게 언제부터 새 기준을 적용할지는 개정 법령의 시행일과 적용례, 경과규정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