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안을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담아 추진하겠다고 6일 밝혔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궁극적으로 예술·체육 요원을 포함하는 보충역 감축·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서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병역의무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상황, 국민적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뒤 불거진 병역특례 논란에 정부가 제도 개편 방향을 공식화한 것이다.
◆ “병역 의무는 신성한 의무”
정 대변인은 아시안게임 축구 선수들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 입장에서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역 의무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 존중하고 숭고하게 생각해야 할 신성한 의무”라며 “병역의무의 가치를 보다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사회문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은 지난 3일 남자 축구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딴 뒤 일부 선수가 병역 혜택을 앞세워 말하면서 불거졌다. 양민혁은 인터뷰에서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고 군 면제 하나만을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했고, 주장 이기혁은 금메달로 군대에 가지 않게 됐다고 언급했다. 박승수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세 선수는 이튿날 각각 사과했다.
프로 선수 중심으로 꾸려진 야구 대표팀이 사회인 선수가 주축인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따면서 공정성 논란은 한 종목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5일에는 여야가 나란히 제도 재정비 필요성을 밝혔다.
◆ 다음 달 연구용역 결과…인정 대회부터 손본다
검토는 이번 논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정부는 현역 자원이 급속히 감소함에 따라 보충역 인력 규모를 조정하는 제도 개선안을 새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담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지난 8월 인터뷰에서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보충역 제도의 단계적 감축·폐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담기며 최종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실무 절차는 병무청이 맡고 있다. 병무청은 예술·체육요원 제도 개선과 관련한 정책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다음 달 결과가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병역 혜택이 인정되는 대회를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등 제도 전반의 적절성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홍 청장은 예술요원에 대해 “권위 있는 대회를 중심으로 편입 인정 대회를 축소하고, 편입 기준도 단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 ‘군 면제’ 아닌 보충역…34개월에 봉사 544시간
흔히 군 면제로 불리지만 예술·체육요원은 병역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충역이다.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간 자신의 종목이나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봉사활동 544시간을 채워야 한다. 이를 마치지 못하면 복무 기간이 늘어나고, 끝내 이수하지 못하면 편입이 취소될 수 있다.
체육 분야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입상자가 대상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축구 대표팀 23명 가운데 20명, 야구 대표팀 24명 가운데 16명이 특례 대상이 됐다.
한편 이 제도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한국이 북한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뒤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을 명분으로 1973년 도입됐다. 반세기 넘게 유지돼 온 틀을 정부가 처음으로 축소·폐지 쪽에서 공식 거론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