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이 최근 1년 새 가장 많이 쏟아진 가운데 낙찰가율은 1년7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초고가 아파트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성수동·여의도동 등 고가 아파트가 잇따라 감정가를 크게 밑도는 가격에 낙찰된 영향이다.
7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6년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01건으로 전월(159건)보다 26.4% 증가했다. 최근 1년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127건과 비교해서도 58.3% 늘었다.
낙찰 지표는 반대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35.3%로 전월(37.1%)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도 전월 97%에서 94.7%로 2.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2월(91.8%)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평균 응찰자 수도 5.4명으로 전월(5.2명)보다 소폭 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초고가 아파트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 논의 등이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가 줄고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반면 전셋값 상승과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다시 들어오면서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와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등 대형 아파트가 감정가의 70%대에 낙찰되면서 서울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내렸다. 반면 강북구의 낙찰가율은 109.6%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노원구(107.4%), 구로구(106.3%), 도봉구(103.1%)도 감정가를 웃돌았다.
경매 물건은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물건 증가가 곧바로 낙찰가율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문위원은 “금리가 높아질수록 경매 건수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추세여서 앞으로도 물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대기 수요가 많아 낙찰가율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고가·대형 아파트가 많이 나온다면 전체 평균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달리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반등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405건으로 전월(3614건)보다 약 6% 감소했다. 낙찰률은 35.4%로 전월과 같았고 낙찰가율은 85.9%로 1.2%포인트 올라 4개월 만에 반등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5.3명에서 5.8명으로 늘었다.
경기 아파트 낙찰률은 41.8%로 전월(37.7%)보다 4.1%포인트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88.8%로 전월(89.8%)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평택·김포·고양 등 일부 외곽지역이 부진한 반면 안양 동안구(115.7%), 수원 영통구(114.0%), 광명(113.1%), 용인 수지구(111.9%), 성남 분당구(109.7%) 등은 감정가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