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크리스 세일, 두 에이스 간의 ‘건곤일척’ 승부를 끝내버린 건 정규시즌 타율 0.222 4홈런에 불과하지만, 가을만 되면 미쳐버리는 남자 키케 에르난데스의 한방이었다. 이 한방에 야마모토가 완승을 거두면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승제)의 향방도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우세로 흐르는 분위기다.
다저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26 미국 메이저리그(MLB) NLDS 3차전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LA 홈에서 1승1패를 거두고 애틀랜타 원정으로 넘어온 다저스는 이번 시리즈 향방이 걸린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 남겨놓았다.
이날 경기는 두 에이스 간의 투수전 양상으로 치러졌다. 애틀랜타의 베테랑 좌완 세일은 98마일에 이르는 포심과 MLB 최고의 마구 중 하나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2회까지 아웃카운트 6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다만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다보니 투구수 관리를 실패했다. 그 과정에선 1회 1사 1루 상황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타구를 병살 처리 혹은 최소 아웃으로 잡아낼 수 있었지만,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으로 1사 1,2루가 되면서 세일의 투구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세일은 3회 2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근근히 버텨냈다.
반면 야마모토는 투구수 관리에도 성공하며 세일에 비해 한층 노련한 피칭을 이어나갔다. 3회까지 탈삼진 6개를 곁들여 완벽하게 애틀랜타 타선을 요리했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경기에 균열을 낸 건 다저스였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이날 9번 타자로 나선 키케 에르난데스. 가을만 되면 타격 생산력이 어마어마해지는 타자인 키케는 4회 1사 1루에서 세일이 몸쪽 낮은 곳으로 떨어뜨린 체인지업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키케에게 맞은 한 방에 충격을 받은 세일은 2사 후 프레디 프리먼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무너졌다. 애틀랜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프리먼은 애틀랜타 팬들 앞에서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대포 한 방을 터뜨렸다. 프리먼의 홈런에 애틀랜타 팬들은 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세일은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7탈삼진 3실점을 한 뒤 물러났다. 5회까지 투구수가 95개에 달해 6회부턴 올리는 의미가 없었다.
타선의 지원을 받은 야마모토는 더욱 힘을 냈다. 5회 1사 만루에 몰렸으나 땅볼 2개를 유도해 실점을 한 점으로 최소화하며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뽐냈다. 6회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애틀랜타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야마모토의 이날 성적표는 7이닝 4피안티 1볼넷 10탈삼진 1실점. 지난해 월드시리즈 MVP다운 완벽한 피칭이었다.
이날 애틀랜타의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김하성은 존재감이 없었다. 1회 수비 실책으로 세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고, 3회 맞이한 첫 타석에서는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5회 1사 1,2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으나 애틀랜타 벤치는 김하성 대신 좌타자 라우디 텔레즈를 대타로 기용했다. 이날 김하성이 타석에서 본 공은 1구가 전부였다.
야마모토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다저스는 8회 태너 스캇, 9회 에드윈 디아즈를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스캇은 8회 2사 후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정규시즌 41홈런의 맷 올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디아즈도 선두타자 아지 알비스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셋을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매조지했다.